음악으로 행복을 나누어요
재일교포 가수 이정미...일본 열도 누비며 연간 100회 이상 라이브 공연
 
고영제 기자



재일교포 2세 가수인 이정미(45)는 홋가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열도를 누비며 1년에 1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을 하는 가수다. 그녀의 노래를 듣고 감동한 관객이 지역별 팬모임을 가지고 마련하는 소규모 초대 콘서트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영혼을 노래하는 음유 시인'으로 일본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녀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들을 시적인 가사로 이루어진 자작곡과 한국 민요를 독특한 창법으로 슬픔과 따뜻함을 담은 노래로 전달하고 있다.

한국에는 올해 2월 MBC 문화방송의 포토에세이-사람(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는 여자)과 3월 KBS의 한민족 리포트(일본열도의 음유시인)에 소개되었다.

20살 때 처음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시작하여 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시절 '재일 한국인 정치범 구원운동', '김대중 구원운동' 등의 집회에서 김민기의 '아침 이슬'과 김지하의 '서울길' 등을 노래했다. 94년 야마오 산세이의 '기도'라는 시에 곡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노래하기 시작한다.

평론가 겸 일본 포크 음악의 대부인 고무로 히토시(60)는 35살 늦은 나이에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정미를 무대로 이끌었다.

한국영화를 좋아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접시꽃 당신'를 소개했는데 영화에 나오는 도종환의 '당신의 무덤가에'란 시가 마음에 들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양희은의 노래는 19살 때 듣고 동경하게 되었고 지난 제주 4.3 위령 음악제에서 양희은과 장사익을 만났다.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한오백년, 뱃노래 등의 한국 민요를 들려 주었는데 앞으로는 정선 아리랑도 추가하고 싶다고 했다.

싱어송 라이터인 이정미는 싱글 음반 '아침이슬', '바다를 건너 시간을 건너'와 97년 '나는 노래한다', 2003년 '어기야디야' 앨범을 일본에서 발매했다. 대표곡인 '케이세이센'은 도쿄 중심부에서 나리따의 옛 재일교포 강제 이주촌까지 운행하는 전철 노선명이다.

"현대가 인류 역사상 힘든 시기인데 희망된 사회를 전하고 싶어요. 가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관객에게 희망을 주며 함께 꿈을 꾸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www.leejungmi.com)
기사입력: 2003/12/18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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