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황정민의 "마지막 늑대" 24일 크랭크업
 
고영제 기자



죽어도 일하기 싫은 강력계 별종 형사와 뭐든지 하고 싶은 열혈순경, 문 닫기 직전 파출소에서 이들이 벌이는 사건을 다룬 코미디 영화 구자홍 감독의 <마지막 늑대>(제작:제네시스픽쳐스)가 9월 1일 크랭크인을 한 후, 강원도 정선을 주무대로 4개월 간의 촬영을 마치고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동틀 무렵에 크랭크업 했다.

마지막 촬영은 최형사(양동근)와 고순경(황정민)이 서울로 가서 조직폭력배들을 만났을 때의 서로의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이었다.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모습만을 멋있게 부각시킨 상상 장면은 영화 속 두 경찰이 얼마나 엉뚱하고 특이한 캐릭터인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

#1 최형사(양동근)의 상상 : 고선배, 서울 폭력배들이 얼마나 무서운 놈들인 줄 알아?

조폭과의 전쟁에서 조폭들을 모조리 소탕한다는 마음만 앞선 촌스런 열혈순경 고순경이 서울로 상경한 후 예상과 달리 조직폭력배들에게 포위를 당한 채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에 최형사가 등장한다.

시가 3,000만원 상당의 하레이 데이비슨(Harley-Davidson) 로드킹 위에서 눈부신 경찰마크와 액세서리를 단 멋진 가죽조끼를 입고 두건과 선글라스를 쓴 채 나타나 악당들에게서 고순경을 구출해오는 최형사.

영화 속에서 늘 풀어헤쳐진 경찰복만 입던 양동근의 이날 의상은 그의 남성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평소 오토바이 매니아라고 불릴만큼 오토바이를 즐겨타는 양동근에게 이런 의상이 낯설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

촬영 내내 하레이 데이비슨 옆에서 떠나지 않은 양동근의 모습에서 그의 오토바이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2 고순경(황정민)의 상상 : 그렇지 않아 나는 일당백이야~

의욕만땅 열혈순경 고순경이 폼나는 경찰특공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다.

반대편에서는 경찰복을 어수선하게 걸친 최형사가 시골파출소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가 조폭들의 기세에 눌려 오던 길로 도망을 가고 10여명의 조직폭력배 일당들을 한 방에 서너명씩 눈 깜짝할 새에 날렵한 주먹질과 멋진 발차기로 일망타진하는 일당백의 액션을 선보였다.

영화 전체를 통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액션을 선보인 황정민은 자신의 멋진 액션이 끝날 때마다 스탭들에게 박수를 요청했다. 스탭들은 그에게 앞으로 액션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해가 진 후 서울종합촬영소로 장소를 옮긴 양동근은 매일 목숨을 걸며 치열하게 살아가던 최형사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후 강력계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오늘부터 나, 일 안해!"를 외치는 영화의 첫장면을 찍었다. 24일 새벽까지 이어진 이 촬영을 끝으로 4개월 동안의 모든 촬영이 끝이 났다.

자신의 촬영은 모두 끝났지만 마지막 촬영장을 지키기 위해 스탭들이 좋아하는 귤을 사와 나눠주며 함께 밤을 세운 황정민. "지난 4개월은 전쟁같았다. 코미디를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지나치게 오버하지 않으려고 나름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몇 달 동안 강원도 사투리를 쓰다보니 사투리를 안쓰기가 더 힘들어진 거 같다. 지금은 멋진 굿 한판을 끝낸 기분!"이라고 크랭크업 소감을 말했다.

이전의 어떤 촬영장에서도 스탭들과 친해지지 않던 양동근은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를 알아오던 많은 사람들은 촬영장을 왔다간 후 "코미디 영화여서 그런가 양동근이 훨씬 밝아지고 재미있어 졌다. 이렇게 스탭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은 처음이다"며 그의 변화를 반겼다.

마지막 촬영장에서는 바쁜 촬영 와중에도 틈틈이 짬을 내서 스탭들과 폴라로이드 사진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고, 크랭크업 소감을 묻는 말에 대답 대신 "내가 한턱 쏠께!"라며 26일, 바쁜 일정을 미루고 회식자리를 만들 정도로 스탭들에게 고마움과 애정을 표시했다.

양동근, 황정민의 멋진 연기가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 <마지막 늑대>는 3개월 간의 후반작업을 마치고 내년 3월 개봉 예정이다.

기사입력: 2003/12/30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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