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찾아 온 사랑 "新설국"
노벨문학상 수상작
 
김기영 기자



 
“터널을 빠져나오자 내가 찾던 세상에 나타났다”

눈앞에 다가오는 순백의 세계, 온 마을이 눈으로 뒤덮인 츠키오카에 한 남자가 눈에 끌리듯이 찾아온다. 중년의 실업가 시바노 쿠니오(오쿠다 에이지 분)는 선조부터 이어온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에게도 외면당한체 생의 마지막을 이곳에서 마무리 하려 한다.

쉴 곳을 찾는 그에게 인근온천의 젊은 게이샤인 모에코(후에키 유우코)가 다가오고 둘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나이에 비해 당차고 직선적인 게이샤 모에코에게 은근히 온정을 느끼는 쿠니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전재산 2백만엔을 그녀에게 맡기며 “내가 죽을때까지 곁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짙은 죽음의 냄새를 느낀 모에코는 남자의 상처를 보듬으며 자신의 온정으로 비극적인 사랑을 끌어안는다.“쌓인 눈은 겨울만 지나면 없어지잖아요. 하지만 내 슬픔은 ...없어지지 않았어요.”

모에코의 애정어린 손길로 차츰 삶에 대한 희망을 찾아가는 쿠니오.

그런 그의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나 모에코와 떨어질 것을 경고한다.

모에코를 가까이하면 똑같이 파멸을 맞이할 것이라 저주하는 여자. 그리고 쿠니오는 모에코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수록 그녀의 속에 감춰진 절망의 빛을 발견하게 되는데...196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사쿠라 아키라의 <설국(雪國)>을 모티브로 다시 한번 리메이크한 소설 <신설국(新雪國)>.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니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이었다.” 도쿄에서 사는 시마무라라는 남자가 쿠마코 라는 설국의 기생에게 끌려 온천장을 3번이다 찾아간다는 내용의 <설국(雪國)>. 30년 만에 리메이크하였다.

그리고 2001년 겨울, 눈으로 덮인 배경을 보여주기 위해 1년을 기다려 촬영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일본문화를 재생, 창조”라는 작가 사사쿠라 아키라의 생각처럼, 영화 <신설국(新雪國)>은 설국의 절경과 남녀의 섬세한 심리의 흐름을 그렸으며, 환상적인 분위기 속의 신비한 애수를 영상에 아름답게 담아냈다.
기사입력: 2004/01/19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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