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을 기다린 숙명의 결전이 시작된다
시공을 넘나드는 절대 액션의 신화
 
김기영 기자



만삭의 몸으로 기모노를 입은 채 대나무 숲을 헤치고 도망가는 한 여인.

그리고 뒤를 쫓는 일본의 정통 사무라이. 그가 산통을 느끼고 쓰러진 여인을 냉정하게 죽이려는 순간 그녀의 호위병들이 나타나 대결을 펼친다.

여인을 죽이지 못한 사무라이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죽어가고, 그 순간 여인의 몸에서는 고치에 휩싸인듯한 아이가 태어난다.

태어나자 마자 순식간에 눈앞에서 건장한 남자로 자라나는 아이를 보며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그로부터 500년 후

21세기 일본에서는 폭력적인 게임을 팔아 자금을 만드는 범죄 집단의 살인이 이어지고,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죽음을 통해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된다.

수사를 맡은 형사 모리 후지와라는 조직의 우두머리가 악마일 것이라는 예감에 사로잡히고 심문과정에서 느낌이 맞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쇠약해진 육신을 버리고 새 몸으로 다시 부활하겠다는 의문의 말을 남긴 채 악마는 죽어가고. 모리 앞에는 후지와라 가문의 선조가 나타나 500년 전에 있었던 사건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코데니, 반드시 널 지옥으로 돌려 보낼 것이다!”

일본 사무라이 시대 후지와라 가문의 쇼군이었던 모리의 선조는 적을 막기 위해 전쟁의 악마를 불러오지만 다시 지옥으로 보내는데 실패하게 된다.

악마가 육신을 얻기 위해 딸의 몸에 잉태된 것을 안 쇼군은 그녀를 죽이려 하지만, 그녀의 호위병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것이다

그리고 몇 백 년이 지난 현재, 쇠약해진 몸을 버리고 새 육신이 필요한 악마는 후지와라의 후손 모리의 딸을 두 번째 숙주로 삼고자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를 죽이지 않고서는 악마의 부활을 막을 길이 없음을 알게된 모리는 그 길로 유학중인 딸 아케미(마이 안 르)를 직접 죽이기 위해 프랑스로 출발한다.

한편 프랑스에 유학중인 매력적인 여성 어느 날 밤 악마에게 강간 당하는 끔찍한 꿈을 꾸게 된다. 자신
을 죽이려는 아빠와 악마가 동시에 찾아오고 있음을 모르는 아케미는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시달리기 시작하는데…영화 <사무라이>는 3개국 최고의 스텝들이 모여 만든 퓨전 액션 영화다.

영화의 제작을 맡은 마크 미소니에와 올리비에 델보스크는 현재 프랑스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8명의 여인들><크리미날 러버><워터 드롭스 온 버닝 락><스위밍 풀> 등을 제작하며 프랑스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제작자들이다.

새로운 개념의 액션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마크 미소니에와 올리비에 델보스크는 배우들의 동선 하나하나까지 잡아내는 촬영감독 토니 청, CF 감독과 단편 영화로 감각적인 비주얼에 있어 재능을 인정 받은 신예 감독 지오다노 게데리니도 참여했다.

더욱이 아시아 액션 영화의 베테랑 배우 야스아키 쿠라타까지 다국적 스텝들을 모아 <사무라이>를 기획했다.

그 중에서도 무술 감독을 맡은 필립 곽은 홍콩에서 <첩혈속집><종횡사해2> 등의 영화를 통해 인정을 받았다.

특히 프랑스에서 작업한 <늑대의 후예들>과 헐리우드의 <007 네버다이>를 작업하며 무술 안무에 있어 능력을 인정 받은 프로. <늑대의 후예들>에서 그가 보여줬던 판타스틱한 동양 액션은 <사무라이>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듯 최고의 제작진들이 모여 완벽한 호흡을 통해 만들어낸 <사무라이>는 본격적인‘프랑스 쿵푸 영화’를 지향한다.

전통 아시아 격투와 서양의 시각적 미학을 겸한 무술 영화 <사무라이>는 신비로운 동양 액션이 돋보였던 <늑대의 후예들>를 잇는 최고의 무술 액션 영화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만화와 판타지, 쿵푸와 참바라(chambara: 일본의 칼싸움 영화) 등 동,서양의 다양한 무술 향연이 펼쳐지는 영화 <사무라이>는 일종의 퓨전 무술 영화다.

무술 안무를 만든 필립 곽은 홍콩에서 활동 당시 60여 편의 영화에서 무술 감독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촬영, 연기,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베테랑. 그가 참여했던 <늑대의 후예들>은 새로운 감각의 액션 영화로 이미 프랑스 전역에서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둔바 있다.

또한 그는 이 영화에서도 동, 서양의 모든 무술을 아우르는 독특한 액션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필립 곽은 최고의 액션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중국인 카메라 감독인 토니 청을 제작에 참여 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토니 청은 배우들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등 필립 곽과의 완벽한 호흡을 통해 한결 유연하고 절도 있는 액션 씬을 완성해냈다.
기사입력: 2004/01/2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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