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고두심 <인어공주>서 뜨거운 연기대결
8일 <인어공주> 촬영현장 공개
 
고영제 기자



"스무살 시절의 엄마가 사는 세계로 빠져들게 된 딸 나영이 엄마의 첫사랑에 끼어들게 된다"는 내용의 유쾌판타지 영화 <인어공주>가 2월 말 크랭크업을 앞두고, 서울 돈암동 어느 산동네에 위치한 작은 가정집에서 8일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씬은 영화에서 엄마와 딸로 출연하는 고두심과 전도연이 티격태격하는 내용 으로, 그동안 제주도의 우도에서 촬영되었던 스무살 "연순"과 나영이 함께 등장하는 판타지적 시공간의 내용이 아닌, 현재의 연순과 나영의 이야기를 다룬 장면이었다.

길가에서 재활용으로 버려진 낡은 서랍장을 집안으로 들고 온 엄마 "연순"과 엄마의 그런 모습이 지겹고 짜증스러운 딸 "나영". 두 사람은 여느 엄마와 딸 처럼 사소한 문제를 계기로 서로간에 쌓여있던 감정대립을 나타내는 내용이었다.

판타지 공간의 스무살 "연순" 역할은 전도연이, 현재 나영의 엄마 "연순" 역할은 고두심이 연기했다. 결국 "연순"이란 캐릭터를 두 배우가 함께 연기하는 셈이다. 전도연과 고두심은 <인어공주>를 통해 처음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사이지만 두 사람은 마치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엄마와 딸처럼 자연스럽고도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어공주>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내는 고두심은 영화 속에서 생활력 강한 억척아줌마 역할을 맡았다. 스무살 시절 섬마을 최고의 해녀였던 ‘연순’은 현재 목욕탕에서 근무하는 "목욕관리사", 일명 때밀이 아줌마로 출연한다.

촬영 공개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두 배우의 서로의 연기에 대한 믿음과 칭찬, 그리고 현장 에피소드 등에 대한 많은 얘기가 오갔다. 특히 고두심의 안정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 덕에 간담회는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 오늘 촬영은 어떤 내용의 장면인가?

고두심: 딸 "나영"과 엄마 "연순"이 티격태격하는 감정싸움을 하는 장면이다. 엄마인 나, "연순"이 길에서 재활용으로 버려진 서랍장을 집으로 들고 오고, 그런 엄마가 맘에 들지 않는 딸이 말싸움을 하는 장면이다.

전도연:나도 그런 적 있다. 집에서 부모님들은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사랑스러운 물건이라고 하시면 모아두시는데, 나는 쓰레기라 생각하고 버리면 엄마는 다음날 그 물건을 다시 찾아서 들여오시고... 그럼, 나는 또 짜증이 나고... 그런 감정이 표현되는 장면이다. 극중에서 "나영"이도 맘은 그렇지 않으면서, 말로는 어머니에게 심하게 대하며 티격태격하는데... 오늘 그런 장면을 찍을 예정이다.

# 오래간만의 영화출연이다. 어떻게 <인어공주>에 출연하게 되었나?

고두심: 2000년 <청춘>에 우정출연 한 이후로 처음이다. 이번 영화는 박흥식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시나리오에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현재의 "연순"은 억척스런 엄마, 세파 속에서 삶을 투쟁적으로 살아온 엄마다.

시나리오를 읽고 꼭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영화 캐릭터의 직업이 "목욕관리사" 일명 때밀이 아줌마 라는 것이 참 흥미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에 공포가 있다.

대형스크린에 자신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다 드러나는데 공포가 있다. 그래서 지금껏 선뜻 영화 출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드라마를 하다보니 영화를 할 시간도 없었기도 했지만,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없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이 "고두심이 때밀이를 한다"고 하니 재미있어한다.

# 실제로 촬영은 어땠나?

고두심: 때밀이는 때밀이 복장을 입고 촬영할때는 정말 진땀이 났다. 찍기는 찍었다.(웃음)

# 1인2역의 어려움과 차별성은?

전도연: 스무살의 "연순"과 현재 연순의 딸 "나영", 이 두 캐릭터는 외형적으로도 다르고 성격도 완전히 다르다. "나영"은 내성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있는 일반적인 요즘 20대의 딸이고, 스무살의 "연순"은 생활력이 강하고 가족애도 강한 발랄하고 건강한 캐릭터이다.

성격과 외형에서 오는 차이가 커서 오히려 연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대신 1인2역을 위한 기술적 부분이나 분장등이 어려웠고, CG화면을 위한 분할장면의 연기가 제약이 많아 힘들었다.

# 신체적으로 어려운 건 없었나? 티저포스터 촬영도 어렵게 했던데, 포스터촬영과 우도에서의 촬영 중 실제로 힘들었던 것은?

전도연: 우도에서 물속에서 촬영할 때는 추위 때문에 힘들었다. 그런데 티저포스터 촬영은 더욱 힘들었다. 물안경과 오리발도 없이 깊은 수조에 들어가야 했고, 수족관 속의 물고기들도 무서웠다. 어쨌든 물에서 촬영을 하는 것은 엄청난 체력소모가 뒤따른다.

6. 서로에 대해서 한마디씩...

고두심: 도연이와는 처음으로 같이 작업하는데 처음 같지가 않다. 정열적으로 일하는 도연이를 보고 ‘역시 전도연이다’싶었다. 영화 경력으로는 도연이가 선배인데, 항상 적극적이고 정열적인 모습과 프로다운 면에 반했다.

전도연: 다들 아시듯이 그야말로 "배우 고두심"씨다. 내가 나중에 고두심씨의 나이가 되면 닮고 싶은 상이다. 연기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 자기관리에 매우 투철하신 모습에 놀랐다. 나도 선생님처럼 젊게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

고두심: 도연이는 바다에서 내내 작업을 했고 내게 있어 물에서 촬영한 것은 목욕탕 한씬이었다. 목욕탕씬 촬영을 할 때 냉탕에서 5~6시간정도를 촬영했는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추울까봐 따뜻한 욕탕도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스탭이 모두 남자여서 나의 맨살이 부끄러워서 나왔다 갔다 할 수가 없어 그냥 내내 찬물욕탕에만 있었다.

그 다음날에 먹는 물도 싫었다. 도연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이 작품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엄마를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라고 보는 시각에 공감을 느꼈다. 영화에는 따뜻한 감동이 있고 유쾌하고 예쁜 영화이다. 가족과 함께 이 영화를 본다면, 다시 가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엄마라는 자체가 원래 힘든 입장이다. 가족간의 사랑 없이는 살기가 힘든 세상인데 이런 영화를 보고 공감대를 느끼면 좋겠다.

#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전도연

기사입력: 2004/02/09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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