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남
 
고영제 기자

서태지는 10일 오후 3시 동교동에 위치한 "김대중 도서관" 5층 집무실에서 김 전 대통령과 극적인 첫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과 서태지는 만나서 악수 한 후 접견실로 함께 입장하여 담소를 나누었으며 좋은 분위기에서 이례적으로 한시간 가량의 장시간 동안 담소가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과 서태지가 만난 자리에서는 이희호 여사도 끝까지 함께 하여 젊은 세대의 우상인 서태지를 격려하였다.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7집의 방송심의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는 말로 서두를 열었는데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국악과 랩을 접목하고 평화와 통일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선보이는 등 젊은 세대로서 보기 드문 일을 해줘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로 서태지를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영화사에서 나운규가 역사에 남 듯 대중음악계에는 서태지가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김 전 대통령이 정계에 몸담고 있을 무렵 사전심의제 폐지 등을 위해 노력해 온 바를 설명하며 그러한 노력들이 뒷받침이 되어 결국 문화발전으로 연계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들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하였다.

서태지 역시 그동안 항상 뵙고 싶었다는 말로 시작하여 그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내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고 국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애써오신 점, 잘 알고 있으며 항상 감사드리고 싶었다는 말로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한평생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였고 이를 위한 기반을 닦는 세월을 보내왔는데 이제는 서태지와 같은 예술인들이 이러한 토대 위에 한국을 빛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하였고 한반도에 평화가 계속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태지는 그간 평화통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음악인으로서 좋은 계기가 생긴다면 꼭 기여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가 아직 미혼인 점을 들어 빨리 결혼하여야 제2의 서태지가 탄생할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냈고, 서태지는 이에 아직까지는 음악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싶기 때문에 결혼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역시 웃으며 답하였다.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가 선물로 전달한 서태지 7집 씨디에 많은 관심을 표했고, "김대통령과의 만남"이라는 저서에 "친애하는 서태지씨에게"라는 문장의 싸인을 넣어 서태지에게 전달하였다.

"이제는 젊은 세대의 시대고 서태지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당부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항상 건강하시라는 서태지의 답변으로 담소를 끝낸 후 서태지와 김 전 대통령, 이희호 여사는 함께 기념촬영을 함으로서 자리를 마무리 하였다.
기사입력: 2004/02/10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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