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무간도3
두 편의 닮은 꼴 대작 - 장동건과 원빈 vs 양조위와 유덕화
 
김기영 기자



개봉 이후 연일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면 어찌나 세차게 휘날리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가슴 뜨거운 형제애를 그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그런데 영화를 요리조리 살펴보니 지난 1월까지 홍콩을 떠들썩하게 했던 <무간도3 - 종극무간>과 비슷한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흥행 영화의 공식이 있는 건 아닐까? 다른 듯 닮은 꼴 두 영화를 살펴본다.

흥행 기록 갱신 - 최다 스크린, 최다 관객 동원
2년여에 걸친 제작기간으로 많은 이들을 기다리게 했던 <태극기 휘날리며>는 최다스크린 확보는 물론 최단기간 500만 돌파(13일간)라는 경이적인 기록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2월‘반지의 제왕 3’을 압도하고 최다 스크린 확보, 개봉 10여일만에‘매트릭스 3’의 최종스코어를 제압하는 등 기록적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무간도 3 - 종극무간 > 개봉 후 반응과 흡사해 보인다.

카리스마와 섬세함이 돋보이는 최고 배우의 만남
두 영화 모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두 남자 배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태극기…>는 국내 최고의 스타 배우 장동건과 원빈이 열연하였고 <무간도3 - 종극무간>은 아시아 최고 스타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유덕화와 양조위가 1편부터 함께 하였다.

최고 배우들이 선택한 캐릭터는 서로를 보완하려는 듯 카리스마와 섬세함이 각각 돋보이는데, <태극기…>에서는 장동건이 동생을 무사히 집에 보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이진태’라는 야성적인 캐릭터를, 원빈은 전쟁에 미쳐가는 형에게 더할 수 없는 참상을 느끼며 몸서리치는 여린 캐릭터,‘이진석’을 연기한다.

<무간도3 - 종극무간> 역시 유덕화가 맡은 경찰‘유건명’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범죄 조직과 결탁된 과거를 지우려는 남성적인 캐릭터이며, 양조위는 경찰이었던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싶어하는 섬세한 캐릭터인 조직스파이‘진영인’을 연기했다.

영화 속 결정적 히로인의 등장

이은주는 <태극기…>에서 장동건의 연인‘영신’역을 맡아 연기하며 전쟁의 비극이 무엇인지 관객이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전쟁 중 어린 동생들은 물론 연인의 노모까지 혼자 모시느라 부역을 다니던 그녀의 죽음 앞에 서 관객은 전쟁의 비극을 총성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무간도 3 - 종극무간>의 히로인 진혜림은 양조위의 심리치료를 맡는 정신과상담의‘닥터 리’로 나온다. 그는 양조위가 분한‘진영인’이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 유일한 사람이며‘진영인’의 죽음에 관한 결정적 단서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감독의 수작(秀作)
1996년, 당시 생소한 CG등을 활용한 <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하며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한 강제규 감독은 1998년 <쉬리>라는 거대 홈런포를 날려 한국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감독이다.

그는 다양한 영화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출작을 흥행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으며 상업영화 감각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시 한번 홍콩 영화의 르네상스를 선도하고 있는 <무간도3 - 종극무간>의 유위강 감독은 데뷔 당시 왕가위 감독이“머지않아 홍콩 영화계를 대표할 뛰어난 감독이 될 것”이라 극찬했던 대로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열혈남아> <용호풍운>등의 촬영감독을 거친 그는 연출하는 작품마다 새롭고 감각적인 영상을 시도하여 홍콩 최고의 흥행메이커로 떠올랐으며 1999년 블록버스터 <중화영웅>으로 홍콩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영화 시장의 새로운 원동력 ,‘웰메이드 (well-made)’영화

한동안 침체되어있던 국내 영화시장을 우려하던 목소리도 작품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들이 연이어 선보여지면서 어느정도 사그라들었다.

현재 홍콩 영화계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헐리웃 영화들이 점령하던 박스오피스 고지를 <무간도3 - 종극무간>이 탈환하면서 영화계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 작한 것이다.

이렇게 영화 산업이 상승세를 타게 된 결정적 계기는 결국 솔직한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웰메이드 (well-made)”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탄탄한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최고의 배우와 최고의 감독이 만나 만들어낸 두 영화는 관객들로부터 끝없는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태극기의 휘날림이 잦아질 때 쯤이면 국내 관객들을 찾아 올 <무간도3 - 종극무간>가 만들어낼 또 다른 흥행 바람이 기대된다.

조직에 잠입한 경찰스파이 양조위와 경찰에 잠입한 조직스파이 유덕화의 대결, 그리고 진짜 정체를 알 수 없는 경찰 정보국장 여명이 벌이는 숨막히는 추적과 충격적인 반전의 <무간도3 - 종극무간>은 3월 19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기사입력: 2004/02/2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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