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 깁슨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뜨거운 논쟁
예수의 마지막 12시간 생생히 그린 반유대적 정서 - 4월 11일 개봉
 
김기영 기자
반유대주의로 미 전역을 뜨거운 논쟁의 장으로 만든 멜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가 곧 국내에 개봉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수가 마지막 12시간 동안 겪은 고초를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낸 점과 반유대적 정서 때문에 제작 초기부터 개봉 때까지 숱한 이슈를 만들어낸 2004년 최고의 화제작이다.멜 깁슨이 제작, 각본, 감독 등 1인 3역을 맡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서기 33년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연하기 위해 라틴어와 아람어(고대 시리아에서 사용된 적이 있는 셈족 계열 언어)로 촬영할 계획이 알려지자 모든 투자가로부터 외면을 받았었다. 결국 멜 깁슨이 2천5백만 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을 털어 제작해 또 한번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1996년 <브레이브 하트>로 아카데미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바 있는 멜 깁슨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렇게 열정을 쏟는 이유는 바로 운명에 이끌렸기 때문. 독일의 신비주의 작가인 앤 캐서린 에머리히가 쓴 예수의 수난에 관한 책이 우연히 자신의 집 선반 위에서 떨어졌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멜 깁슨은 이 작품의 영화화를 위해 10년을 준비했다.

그러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제작 초기부터 예상치 못한 파문을 일으켰다. 예수가 예루살렘부터 골고다 언덕까지 가는 12시간 동안의 수난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과정에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 당시의 유대교 지도자들에 의한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대인이 사악하게 비춰지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촬영 중지 압력을 받는 등 반 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이며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이런 논란과 함께 영화의 대사가 라틴어와 아람어(고대 시리아에서 사용된)로 되어 있어 흥행은 힘들 것이라 예상했으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영화를 보고‘이 영화는 그 당시의 사실을 그대로 묘사했다’라는 언급을 하여 논란의 대상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또한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 대상 시사회에서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눈물 흘리는 등 폭발적인 시사 반응이 나타나 단순히 종교영화가 아닌 감동적인 역사영화라는 분위기가 서서히 일어나면서 흥행이 예고되고 있다.<씬레드라인> <프리퀀시>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짐 카비젤이 예수역으로,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 역에는 모니카 벨루치가, 성모 마리아 역에는 유대계 루마니아 배우 마이아 모겐스턴이 캐스팅 됐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사순절인 지난 2월 25일 미전역에 개봉되었으며 국내 배급사인 20세기 폭스 코리아는 부활절이 시작되는 4월 11일을 전후해 개봉할 예정이다.

기사입력: 2004/02/2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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