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늑대와 친구하다
양동근, 영화 <마지막 늑대> 출연 늑대와 돈독한 우정 나눠
 
고영제 기자

워낙 말수가 적어, 작품을 촬영하는 동안 상대배우와 쉽게 친해지지 않기로 유명한 배우 양동근. 그러나 영화<마지막 늑대>촬영현장에서, 누군가와 정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의외의 모습이 포착되었으니, 도대체 누굴까? 그 행운의 주인공은 영화<마지막늑대>에 출연하는 동물들.

그들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것은 늑대다. 영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양동근의 꼭꼭 감쳐왔던 야생성을 표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는 이 늑대가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먼저, 제작진은 영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늑대를 캐스팅하기 위해 두 달간 전국의 늑대를 수배했고, 그 결과 진짜 야생늑대는 동물보호협회의 특별한 보호 아래 있으며, 이 늑대를 캐스팅할 경우 부상당하게 해서도 안 되고, 건강상태가 나빠져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조련이 가능한‘늑대개’로 캐스팅 타겟을 변경했고, 최종 2마리의 늑대개를 캐스팅했다.

이렇게 캐스팅된 두 배우는 장장 3개월간의 혹독한 복종?인지 훈련을 이겨내고 나서야, 카메라 앞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순종 늑대가 아니라 해도, 늑대의 야생성을 90%이상 그대로 간직한 야생 동물! 촬영장 주위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 카메라, 조명 불빛, 거기다 촬영전 몇 번의 리허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대로 받은 늑대는 거침 숨을 몰아쉬며 촬영 동선을 이탈하는 등 스탭들을 향해 위협의 눈길을 보내기 일쑤였다. 스탭들은 그런 늑대와 함께 연기를 펼쳐야 하는 양동근에게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날까 마음졸일 수 밖에 없었고, 촬영은 초긴장상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촬영장에 양동근이 나타나자 모든 사정을 달라졌다. 양동근이 먹이를 주면서 몇 번 쓰다듬자, 날뛰기 일보 직전이었던 늑대가 어찌된 일인지 순한 양이 된 듯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촬영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이때부터 양동근은 늑대와의 합동 촬영이든, 늑대의 단독 촬영이든간에, 한 손엔 언제나 먹이를 들고서 촬영 틈틈이 먹이며 조련사 보다 더 늑대 챙기기에 앞장섰다.

거기다, 촬영 중간"컷"소리에도 촬영장을 빠져나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늑대에게 먹이를 주며 노는 것은 기본이요, 직접 연기를 지도하고, 칭찬하기도 하는 양동근의 모습에 스탭들은 "양동근씨와 동물들과 교감이 통하는 듯 하다. 늑대 뿐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동물들과의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며 양동근의 이 신비한 능력에 감탄을 보냈다. 급기야 호비(극중 복실이)와 입 맞추는 현장이 현장스틸기사한테 잡힐 정도였으니 양동근의 늑대사랑은 가히 짐작할 만 하다. 영화<마지막 늑대>에는 늑대 외에도 토끼, 소, 멧돼지 등 동물농장을 방불케할 만큼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범죄없는 마을에서 범죄를 만들어야 하는, 날라리 경찰과 열혈 순경의 고군분투 코미디 영화<마지막 늑대>는 4월 2일 개봉예정이다.



기사입력: 2004/03/1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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