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야, 서울 가자> 하늘도 대박을 빈다!
100년 만에 찾아온 3월의 폭설로 하산하는 스님 씬 무사히 촬영 마쳐
 
고영제

대박 영화는 하늘도 알아본다? 이는 지난 주 내린 폭설을 두고 <달마야, 서울 가자>(제작: ㈜타이거픽쳐스, ㈜씨네월드/ 감독: 육상효) 제작팀이 조심스레 한 말이다.

<달마야, 서울 가자> 제작팀은 지난 2월 15일 부산에서 크랭크인 후 부산 촬영을 진행하면서 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영화적 설정상 겨울 산사에서 하산하는 스님들을 찍기 위해서는 눈 덮인 산에서의 촬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 하지만 날씨는 점점 풀리기만 하고 하늘은 눈을 내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최악의 경우, 인공 눈을 만들거나 눈 없이 촬영을 진행해야겠지만 그러면 겨울에 하산하는 느낌을 살릴 수 없다는 판단에 제작진의 고민은 심각했다.

그러던 중 지난 주 폭설이 온 것이다. <달마야, 서울 가자> 제작 팀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전국적으로는 특별재해지역이 선포되고 비상대책이 늦어져 곳곳에선 사고와 재산 피해가 잇따른 재해였기에 드러내놓고 좋아할 수는 없는 상황. 하지만 주변에선 3월에 이렇게 큰 눈이 온 적도 없는데다 100년만에 온 폭설이라니, 하늘이 <달마야, 서울 가자>의 대박을 비는 게 아니냐며 신기해 하고 있다. 때 마침 부산에서의 1차 촬영을 마치고 서울 촬영을 준비 중이던 제작 팀은 발빠르게 지난 월요일 무주 백련사로 향했다. 3월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쌓인 눈들을 보며 제작 팀은 다시 한번 하늘에 감사했다. 하산 하는 씬을 찍기 위해 모인 달마 스님 정진영, 이원종, 이문식도 이런 눈은 처음 봤다며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불평 한마디 없이 전 스텝들은 영화 1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 산까지 올라가는 6km에 달하는 길을 직접 등반했고, 그토록 기다렸던 콘티 속의 눈 덮힌 산이 그림처럼 제작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덕분에 눈 덮인 산사를 내려오는 스님들 씬은 그림 같은 배경에 재미있는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기대이상의 장면을 얻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기분 좋은 징조 속에, 현재 약 15%가량의 촬영을 마친 <달마야, 서울 가자>는 노스님의 유품을 전하기 위해 서울의 무심사에 내려온 스님 3인방이 빚더미에 앉은 절을 구하기 위해 건달들과 맞짱을 뜨는 이야기로 5월까지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촬영 한 후, 7월경에 극장가를 찾아갈 예정이다.


기사입력: 2004/03/1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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