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사회가 시각장애인의 흰 지팡이 돼야..."
권양숙 여사, 제24회 시각장애인 복지대회 개막식 참석
 
양문현 기자

"흰지팡이를 들고 더디지만 꿋꿋하게 걷는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하며, 저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15일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복지대회 개막식에 참가하기에 앞서 이 같이 벅찬 심정을 전했다.

권 여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힘들고 불편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텐데, 희망과 용기를 가지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권 여사는 이어 “정부와 사회가 시각장애인의 ‘흰 지팡이’가 돼주어,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풀어가려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흰 지팡이 날’이라고 불리며, 300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참가했다.

"흰 지팡이 날"은 흰 지팡이가 상징하는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를 천명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서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가 지난 1980년에 제정했다.

<권양숙 여사의 축사 전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제24회 ‘흰지팡이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뜻깊은 대회를 위해서 애써주신 한국시각장애인 연합회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오늘 영예롭게 수상하시는 분들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금 전, 저는 여러분께서 이 자리에 오시기까지를 상상해 봤습니다.

집을 나와 길을 걷는 것에서부터, 차를 타고 내리는 일, 그리고 이곳 88체육관을 찾아 들어와서, 이렇게 자리에 앉을 때까지 정말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입니다.

어둠을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가 없이는 발걸음을 내딛기 어렵습니다. "흰지팡이"를 들고 더디지만 꿋꿋하게 걷는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하며, 저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삶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힘들고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그러나 희망과 용기를 가질 때, 장애는 극복될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좋은 본보기입니다. 장애를 극복하고, 꿋꿋하게 생활하시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존경하는 시각 장애인 여러분! 저는 오늘을 ‘흰지팡이 날’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잘 압니다.

"흰지팡이"에는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각장애인 여러분의 굳건한 의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스스로 세상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자립 정신이 배어 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자립의 정신이 재활로 열매 맺도록 도와야 합니다.

재활을 가로막는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고, 편견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풀어가려는 노력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제 정부와 사회가 시각장애인의 ‘흰지팡이’가 돼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 모두의 참여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것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저도 힘닿는 대로 이 문제를 챙겨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흰지팡이 날’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사입력: 2003/10/1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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