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 건강지키기
 
최양현 기자

연말이 되면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술자리 때문에 몸과 마음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금주하거나 적당한 음주량을 지키는 게 가장 좋겠지만, 피할 수 없는 자리도 있는만큼 건강한 음주요령을 알아두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 때문에 생기는 질병과 술자리 요령 등을 알아본다.

■술로 인한 질병들

과음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하고 무서운 게 간질환이다. 계속 과음을 하면 간에 지방질이 쌓여 지방간이 생기고, 이는 경우에 따라 알코올성 간염으로 발전하거나 심하면 간경화증이 되기도 한다.

술을 마시기 전에 간장약을 먹으면 간을 보호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학술적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기껏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오른쪽 윗배의 거북감 등의 증상이 생기는 정도다. 따라서 대부분 간이 나빠지는 지도 모르고 그냥 방치하게 되고, 결국 간경화증으로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경화까지 진행되지 않았을 때 술을 끊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간 손상은 회복이 가능하다.

이밖에 술로 유발되는 질병은 많다. 식도나 위장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악화돼 위장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설사가 자주 발생하며, 췌장염에 따른 심한 복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가벼운 음주는 성욕을 북돋우기도 있지만 만성적 과음은 오히려 발기부전이나 불임을 일으킨다. 특히 만성 과음자는 일반인에 비해 암 발생률이 10배가량 높고, 혀와 구강, 식도, 위, 간, 췌장 등에 암 발생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고, 이는 영양결핍에 따른 빈혈, 비타민 결핍증, 신경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면역기능도 떨어져 세균감염 확률도 높아지고, 심하면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돼 남들보다 젊은 나이에 노망환자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여성과 음주

여성은 알코올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 남성과 차이가 있지만,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중요한 효소인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양과 활성정도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남성에 비해 여성이 전체 체지방의 비율이 높고, 체내 수분이 적어 같은 양의 알코올이라도 여성에게는 더 큰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알코올의 독성작용도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흔하다. 적은 양의 음주에도 간질환 발생률이 높고 경과가 빠르며, 장기적인 음주는 월경불순, 월경량 증가, 불임, 조기폐경 등 부인과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특히 임신 초기의 과다한 음주는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 "태아 알코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태어난 신생아는 소두증(小頭症), 안면기형, 성장과 발달장애, 심장기형을 특징으로 하는데, 치료방법이 없는 만큼 임신 기간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숙취는 왜 생길까?

기분 좋게 마신 술이 아침에 부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심하면 토하기도 하고 속이 쓰리고 아프기도 한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나타나는 이런 증상은 알코올 성분에 의한 증상이라기 보다는 알코올 대사과정 중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과 위 점막의 자극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입안이 마르는 증상은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체내 수분을 이용하고, 이뇨작용으로 소변의 양이 늘어나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해장술 정말 효과 있나?

어떤 사람들은 술 마신 다음날 숙취가 있을 때 해장술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뿐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새로 들어간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의 처리 과정을 일시적으로 막아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발생하는 불쾌감을 못 느끼게 할 뿐이다.

따라서 해장술은 일시적 효과일 뿐, 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성을 높인다. 또한 술을 마시고 나면 입이 마른 것도 알코올이 간에서 대사 되면서 탈수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숙취, 어떻게 해결할까?

숙취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수분은 탈수를 막고, 알코올 처리를 빨리 해주는 작용을 한다. 수분 보충은 보리차나 생수를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며, 술 때문에 떨어진 혈당을 높이기 위해서 당분이 들어있는 꿀물도 좋다.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콩나물국과 북엇국 등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또 틈틈이 식혜나 꿀물, 과일주스, 스포츠이온음료 등을 마셔 부족해진 수분과 당분, 전해질 등을 보충하도록 한다.

술을 마신 후 사우나를 가면 숙취해소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강제로 땀을 빼게 되면
기사입력: 2003/12/0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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