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불우 노인들 돌아볼때
구석진 그늘속의 노인이 어떻게 살아갈까
 
최양현 기자

요즘 년말이라서 여기 저기 전화 한통씩 돌려댔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못한 친지들 및 친구들에게...

추석무렵에 인사드렸던 집안 어른이 생각났다. 아직은 두분이 의지하고 살아계시지만 평소에 이곳 저곳 아픈곳이 죽순자라듯이 호소하시던 분이셨다.

나이들고 아픈데 더 서러운것은 돌봐줄 자식들 또한 어려운 경기속에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자식걱정에 힘든속 사정 털어놓지 못하고 계신듯 싶다.

두분이 조금의 힘이라도 될까하여 동사무소에 극빈자 신청을 했는데 자식이 있기때문에 안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예전에는 나도 힘든사정을 알기때문에 가끔은 내 부모 찾아가듯 다니려고 노력도 했었다. 하지만 나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끼다보니 미처 생각을 못하고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세상의 이치인지...손위사람들은 아랫사람들에게 왠만해서는 힘들다는 하소연을 하지않는다. 특히 부모된 입장에서는 자식이 등따습고 배부르기를
바라지 당신의 배고픔을 하소연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부모님들의 모습이다. 요즘 경제가 너무 어렵다.

그나마 동사무소에서 극빈자로 선정된사람들은 기본생활비로 작은돈이라도 나온다지만 자식이 사업하다 어려움을 겪고 가정이 파탄난 집을 보면 그 곳의 부인이나 자식들 걱정은 하지만 늘 뒷전에서 자식의 아픔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소리죽이고 있는 노모들을 생각해 보았는가.

앞으로 수명이 더 길어긴다고 하는데 노인복지가 잘 세워져 있지않은 나라에서 힘없고 나약한 저 노인들을 어떻게 할것인가. 아니 당장 몇년후에 눈앞에 있을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지.

퇴근길에 걸어오는 체온이 몹지 차갑게 느껴졌다. 집에들어오면 보일러 높이 올려놓고 한겨울에도 여름인양 가볍게 입고 있는 집안을 둘러보면서 이 겨울 한켠에서는 불도 약하게 틀어놓고 겨우 겨우 어쩜 하루살이 걱정하듯
긴 한숨속에 살아가고 있을 노인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다.

이겨울 구석진 그늘속에 냉기를 느끼며 살아가고 계신 어른들이 주변에 있는지 살펴볼 때 인거 같다.

기사입력: 2003/12/1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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