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친구의 죽음과 우정
살아볼 만한 세상이왔으면...
 
최양현 기자

이글은 내 주변에 아주 아픈 소식이 전해진 일입니다. 어떤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무지 슬프다고 울고 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오른팔 하나 떨어져 나가는 아픔만큼 어쩜 부모님 돌아 가실때와 같은 아픔이랍니다. 고등학교 동창으로 어려운 시절에도 둘이 의지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 친구는 그런데로 사회생활를 잘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간간히 살아오면서 힘든 고비도 겪고 다시 일어나고 바람잘날 없듯이 세상을 살아왔다고 합니다. 어느날 imf가 터지면서 사업을 하던 이 사람은 완전히 모든것을 다 잃어 버리고 빈털털이에다가 가족까지 다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그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오늘 죽은 친구가 찾아와서 자신을 담보해서 육백만원을 빌려 친구에게 주며 방을 얻어주었다고 한다. 그해 겨울 엄동설한에 가족을 한곳에 있게 해준 그 친구가 오늘 죽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회사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많은 부채를 안게 되었답니다. 결백을 보여준다고 죽음을 맞이 했답니다. 나이 사십 중반에...

이 사람은 그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갔지만 이미 운명을 다 한 후 였다고 합니다. 이런일이 있을수 없다고 소리쳐 울고 벽을 쳐보지만 떠나버린 사람의 미소는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었습니다.

이사람은 그 친구의 도움으로 6년전 어려움을 겪고 새로 시작한 사업이 잘되어 지금은 안정되게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늘 가족을 볼적마다 떠오르는 친구가 있어 고맙고 행복했는데 이런 모습으로 친구를 보내야 한다고 엄청 울고 있습니다.

이사람은 오늘 병원에가서 장례비용의 모든것을 제일 좋은것으로 해서 천만원 정도 되는것을 결제해주고 친구가는 길의 모든것을 함께 하겠다고 울고 있답니다.

자신을 살려주고도 한번도 공치사해본적 없고 늘 성실했던 친구, 맘이 누구보다 따뜻했던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것은 이 세상이 잘못된 세상이라고 하늘을 보고 땅을 치며 목놓아 울고 있답니다.

친구를 보내야 할 시간까지는 모든 자신의 일을 중단하고 핸드폰도 꺼놓고 오로지 친구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친구를 잘 보내야 한다고 아니 어떻게 보내냐고.

옆에서 지켜보던 주의 사람들도 두 사람의 우정에 더욱 안타까워하고 눈시울을 젖셨답니다. 지금 이사람도 어려운 경기에 힘들어 하면서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목숨을 끊었겠냐고 하면서 모든것을 책임진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는 죽음이란 말을 너무나 자주 듣는다. 그것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죽음. 한참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 나이에 세상이 힘들다고 등져버리고 하나뿐인 삶을 포기해 버리는 우리의 현실앞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또한 너무나 억울해서 자신의 결백을 보이려고 아니면 노사간의 갈등속에 여러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대신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이야기를 너무나 쉽게 접하고 있습니다.

죽음...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루빨리 사회가 잘 돌아가서 힘든사람들에게 희망이 보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죽음보다는 살고싶다는 애착이 생길 수 있도록.

살아볼만한 세상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댓가가 눈앞에 있는 밝은 세상이 왔으면 싶습니다.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극랑왕생하시길...


기사입력: 2003/12/23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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