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칼럼] 기상현상 생활화
 
고영일 기자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과 이에 따른 기상재해의 발생빈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강도도 점차 거세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산업의 발전, 인구 및 자동차 증가, 연료사용 범위 확대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직 정확한 규명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한반도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95년 이후 매년 크고 작은 물난리를 겪은 것을 비롯, 태풍 『루사』나 『매미』와 같은 초대형 태풍에 의한 천문학적 피해를 가져왔다.

특히, 1996년부터 계속된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영서북부지방의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는 기상용 슈퍼컴퓨터의 도입 필요성을 유발했고, 기상청에서는 1999년 6월부터 슈퍼컴퓨터 1호기를 도입, 기상예보에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용 슈퍼컴퓨터 1호기의 도입으로 기상청의 단기예보 정확도는 높아졌는지 몰라도 집중호우에 대한 양적 예보는 물론, 그 현상과 강도의 정확한 예측은 여전히 기술적 한계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슈퍼컴퓨팅 파워의 한계와 함께 좀 더 정확한 각종 기상관측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슈퍼컴퓨터 1호기가 이제 도입 5년이 경과하고 있는 만큼 처리용량 부족과 시스템 노후화로 인한 해상도 높은 수치예보모델의 운영을 보장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새로운 슈퍼컴퓨터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때마침 기상청이 980억 원의 예산을 투입, 오는 10월까지 신형 슈퍼컴퓨터 2호기를 가동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이 경우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기상관측자료를 이용한 선진화된 자료동화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돼 지금보다 향상된 기상예측 능력으로 디지털 기상예보 기반의 구축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지금 일상생활 중에서 과학기술이 가져다 준 커다란 혜택 속에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점에서 기상도 마찬가지다. 기상도 과학이며 생활화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상재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평소 기상을 생활화하는 마음가짐이 절실하다. 이는 기상청 혼자만의 몫은 결코 아니다. 교육당국과 기상당국, 행정당국은 물론, 가정에서의 협조가 잘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지난 여름 기상청의 강수 예보가 빗나갔을 때,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난하는 의견이 봇물을 이룬 적이 있었다. 그러나 평소에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예보가 틀리거나 휴가철 날씨를 알아보기 위해 반짝 관심을 갖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비난도 관심에서 시작될 수 있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을 계기로 기상현상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생활화를 기대해 본다. 여기에는 당연히 좀 더 정확하고 빠른 기상예보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기사입력: 2004/01/14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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