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하얀겨울이준 추억하나...
 
최양현 기자

겨울이 되면 하얀 세상이 되어야 제대로 겨울을 보낸듯하다.

눈이 오면 보는 사람들은 즐겁지만 사실 일상에서는 불편함이 더 많이 생긴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녀노소 눈을 좋아하는 마음이 깔려있다. 아마도 겨울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깊어가는 겨울의 즐거움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스키일 것이다. 사는것이 바빴는지 아니면 경제적으로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가족동반 스키를 한지가 꽤나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아이들은 작은 그룹에서 가끔은 가게 되었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나의 문화에서는 멀어져가고 있었다.

큰맘먹고 서울에서 가까운 곳인 양지파인 스키장을 가기로 마음먹고 야간스키를 즐기러 길을 나섰다. 스키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전에 찾아가는 수가 줄어드니 자연 실력이 늘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둔해져버린 운동신경이 한 몫 해버린점도 있고..

아이들은 조금만 연습을 해도 자유롭게 즐거움을 만낏하였건만 나는 무서움에 맨 아래에서 길다란 날만 가지고 설설 기었던 옛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다.

그런데 40이 넘어서 스키를 타겠다고 나섰다. 주말이어서 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의 표정은 모두 함박눈처럼 밝은 모습들이었다. 행복이 모두 이곳에 모여있는듯...

스키장에 도착하니 며칠전 내린 눈이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있었다. 마치 환상의 세계에 온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자연만이 할 수있는 오묘함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가지가지 마다 소복소복 쌓인 눈은 까만밤을 은빛세상으로 물들였다.

나이도 잊고 마치 아이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겁나도록 높은데에 올라가서 마치 각오라도 하듯 긴 한숨을 몰아쉬며 사람들이 드문곳을 골라 내려오다 결국 앞에있는 사람의 다리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던 모습은 지금도 웃음을 자아나게 한다.

큰 사고 없이 마음껏 동심으로 젖어들어갔던 순간 순간들은 복잡한 생활을 벗어나서 나에게 준 행복의 시간이었다.

하얀겨울이 내게 안겨준 또 하나의 추억...



기사입력: 2004/01/2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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