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쓰러진 낙타도 일으켜 세운다
국민을 칭찬하는 지도자는 없는가?
 
김동문 논설위원
연전에 중년의 여류 작가가 내놓은 수필집 표지에 "칭찬은 쓰러진 낙타도 일으켜 세운다"는 글을 접했다. 오죽하면 칭찬에 인색한 우리네 삶을 낙타란 동물에 비유 했을까 싶어 무심히 넘겨 버렸는데 한순간 정답이네,라고 무릅을 치며 중얼거려본다.
 
올해로 38년째 맞는 인생의 반려자인 아내는 장애인이다. 6년전 뜻밖의사고로 척추 부상을 입고 휠체어에 의지하다 4년전쯤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부터 이젠 보호자의 부축을 털어내고 홀로서기를 했다.
 
5년만에 첫 나들이로 용산 전쟁 기념관을 향해 처음 열차 여행길에 나섰다.  용산역 승강장에서 택시를 잡느라고 한창을 해메다 겨우 붙잡은 택시 한대! 근거리는 "노"하며 외면 당한게 세차례나, 거절을 당하고 보니 울화가 치민다.

참 요상스러운 서울 택시다."손님은 왕이라 하던데" 서울 인심 한번 사납구먼 하고 투덜 거리자, 한손에 보따리 든 아내가 만보 걷기 운동삼아 손에쥔 보따리를 건네주면서 "여보 칭찬은 쓰러진 낙타도 일어 선답디다" 되려 승차 거부하는 택시 기사에게  칭찬을  하라는거다. 장애인인 아내 때문이니 웃돈을 주더래도 사정 하라는거다.  

손님은 왕인데.. 중얼 거리며 물어 물어 걷다보니 전쟁기념관 푯말이 보인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니 카랑카랑 특유한 목소리의 월남전 영웅 사령관님의 음성이 들린다.  꼭, 14년만에 들어본 목소리다.          
                                                     
행사장 입구에 서성 거리던 아내가 부어 오르는 발목을 내 보이며 무리한 걷기운동을 후회한다.행사장 한켠에서 아내에게 속삭여 본다."승차 거부한 택시기사에게 되려 칭찬 하라더니"      
                                                       
어느덧 행사가 끝나고 둥근 테이불 사이로 낮익은 노병 전우들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았다. 1백여명 전우들은 성성한 백발과 이마의 주름살을 바라보며 인생 무상함을 되새기는 순간, 대한민국의 맥아더 장군으로 추앙해온 백발의 노병 사령관님 모습이 들어선다.아내의 부어오른 종아리가 되려 자랑스럽기만 하다.
 
둥근 탁상에 모인 반백의 전우들 두 손을 감싸쥐고 얼싸 안은체 부르짓는 외마디 "참전 유공자증 한장 던져준 노대통령을 어찌할거나?" "칭찬은 쓰러진 낙타도 일으켜 세울수 있다"는 말을 새삼스럽게 노병들의 일그러진 모습에서 읽어본다.                
 
기사입력: 2005/07/27 [03:05]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참전 유공자] 칭찬은 쓰러진 낙타도 일으켜 세운다 김동문 논설위원 200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