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회 전국체육대회의 성과와 반성
청각장애인 위한 시설이나 수화팀이 없어 아쉬움
 
유명조 기자
▲각 출입통로도 시각장애인 유도시설 없어     ©e조은뉴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공업도시 울산에서 제86회 전국체육대회가 성황리에 끝마치고 내년 김천시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막을 내렸다.

역대 가장 많은 선수와 임원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각종 신기록이 쏟아졌으며, 진행에 미흡한 부분이 상당수 드러났다.
 
특히, e조은뉴스가 고발한 장애인 시설 미흡은 폐막식이 열린 20일 KBS 뉴스 시간에 방송되기도 했다.

본론에 들어가 이번 체전기간동안 양궁에서 세계신기록과 한국타이기록이 나왔으며, 수영, 역도, 육상 등에서 한국 신기록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양궁은 무명선수에 가까웠던 선수가 12발 모두를 과녁에 맞추는 퍼팩트 기록을 세워 관계자는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까지 놀라게 만들었다.

이 기록은 당분간은 깨지기 힘들 정도의 기록이다. 또, 김미진 선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록을 깨지는 못하고 타이를 세워 타이기록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날 많은 관객들은 양궁 일반부 경기에서 여자부로 출전한 김미진 선수의 기록달성으로 한국 신기록을 기다렸지만 예상치 못한 양궁 남자일반부에서 경이로운 기록인 12발 퍼팩트 기록을 세우며 김미진 선수의 타이기록은 빛을 보지는 못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양궁에서 이제는 깨지지 않을 12발 퍼팩트 기록을 한국에서 그 것도 전국체전에서 나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전국체전기간동안 장애인 시설(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각종 행사장 천막으로 가려놓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어 정작 내년에 장애인체전을 개최하는 울산시가 맞는지 의심이 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17일 오후 3시 40분경 장애인시설 부족해 아쉬워라는 부제목으로 "울산시가 휠체어용 비탈과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했으나, 주변 인도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고 점자 안내책자도 비치되지 않아 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했다"라고 본보에 이어 후발보도 했다.

이외에 화장실 앞도 점자블록이 1개만 있고 1층 현관 화장실에는 대변기 뚜껑이 없었고, 점자 블록은 인도에서부터 현관-화장실-엘리베이터 이러한 동선으로 연결돼 있어야 시각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하기 쉬우나, 울산종합운동장은 이러한 편의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또, 장애인으로 수영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바 있는 선수를 보기위해 문수실내수영장에 평소보다 배가 많은 3천여 명 이상이 수영장을 가득 메운 채 이 선수가 출전하기만을 기다리다 모습이 보이자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등 다른 선수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너무 많은 관심으로 1차전에서 7위로 들어와 예선탈락 했고, 이어 이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퇴장하자 수백 명이 순식간에 몰려 그를 보기 위해 매달렸다.

또한, 이에 질세라 기자들도 플래시를 터트리는 것은 기본이고, 모 언론사 기자는 바로 옆에서 인터뷰를 시도하기 까지 하는 등 선수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기도 했다.

시상식도 문제가 되었다. 각종 경기가 열리고 있는 도중에 시상식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시상식에서 기자들의 사진촬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모두가 경기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기다렸을 뿐, 시상식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는 결론인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상식에 출전한 선수가 올라와야 하지만 마라톤 등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수를 찾다가 말고, 대리수상자를 시상대에 올리는 해프닝을 보이기도 했다. 또, 마라톤 경기는 당초 교통통제를 알리고도 선수들이 달리는 코스에 한 해 일부 시간차 릴레이 통제를 했을 뿐, 전면통제는 안 이뤄졌다는 게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들이 말했다.

또한, 이번 체전에서는 몇 일전 발생한 상주공연 압사사고를 잊은 듯 폐막식에서 심각한 문제를 여실하게 들어났다.

김건모가 중앙무대까지 가는 동안에도 갑자기 몰려든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기자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으며, 공연장에도 경호원 몇 명이 전부였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넘어졌다면 상주사고까지는 가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했을 것이다.

이번 전국체전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많은 경험을 했고, 체전준비를 하면서 그동안 노력한 울산시에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이 한 가지만은 꼭 알았으면 한다. 내년에 열리는 장애인체전을 대비하는 울산시로서는 무엇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전면 검토해야하고, 또한 더불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시설물 설치와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이번 체전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어떠한 시설이나 설치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또, 청각장애인들의 유일한 언어소통을 할 수 있는 수화팀이 각 경기장에 배치되지 않아 정작 이들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특히, 개.폐회식때 수화를 해주는 봉사자가 없어 청각장애인들은 있으나 마나 한 행사로 전략해 버리기도 했다.
 
행정편의를 위한 일 보다 남을 배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정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5/10/25 [01:4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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