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농민단체 경찰과 충돌, 유혈사태
부여에선 전의경이 쌀 상여 부수는 등 충돌
 
유명조 기자

▲ 쌀 상여에 올라 경찰의 저지선을 뚫기위한 농민의 외침    © 유명조


농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지난 28일 전국동시 다발적으로 쌀 관세화 비준안 반대를 위한 농민항의가 충남, 충북, 전북 등 곳곳에서 1만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부여에선 오후 2시부터 부여군청 앞 로터리에서 농민과 공무원노조, 군의회의원 등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쌀 관세화 비준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외치며 농민들의 거센 항의가 잇따랐다.
 
▲ 농민의 행진에 경찰이 저지선을 치고 막아 버린 현장    © 유명조


농민회는 쌀 협상 국회비준동의안이 통일외교부통상위원회 상임위에서 어제 오전 9시 40분경 의결되었다는 보고와 함께 지난 국회에서 열린 집회에서 쌀을 태웠다는 이유만으로 부여농민이 구속되어 철창에 갇혀있다며 우리 동지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농민단체는 쌀 수입개방은 농업, 농촌을 풍비박살 시키는 행동이라며, 쌀 한가마니에 12만 5천원이 쌀값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 집회중인 농민들    © 유명조


농민단체는 이날 집회에서 우리는 끝까지 싸워 지켜나가겠다며, 우리 농민들의 힘을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굳은 결심을 가졌다.

또한, 고광택 쌀 전업농 부여군연합회장은 결의문 낭독에서 이 자리에 참석한 농민들의 힘을 하나로 뭉쳐 우리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자며 평화적인 집회를 가지려고 노력하겠지만 경찰이 도와주지 않으면 물리적 충돌도 강행하겠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 농민의 상여를 막으려는 경찰과 저지선을 뚫고 나가려는 농민의 몸싸움이 일어났다.  © 유명조


이어진 가두행진에서 부여경찰서에서 부여소방서,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다시 군청 로터리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발표하고 가두행진을 시작하려고 움직이자 전경 5개 중대 500여명이 도로를 완전차단하고 이들의 행진을 막았다.

이에 농민들은 일단 행진속도를 늦추며 경찰의 저지선이 뚫리기를 기다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쌀 상여를 앞세우고 전경저지선까지 행진을 강행했고, 전경은 서로 손을 잡고 방패와 곤봉으로 이들의 행진을 막아 충돌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 경찰의 저지선이 농민에 의해 뚫리고 있는 장면    © 유명조


특히, 사전에 집회신고를 하고 집회를 했는데 이렇게 행진을 막는 것이 어디에 있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한, 농민들의 행진을 막는 전경과 경찰통제선 까지 설치, 이들의 행진에 안전을 책임지려던 경찰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 경찰의 이중성을 보였다.

농민단체에서 가두행진을 하며 쌀 상여를 메고 행진을 하다 경찰과 충돌, 격렬한 몸싸움을 빗자 농민단체는 상여를 집회차량에 매달고 강행하려고 하자 전경들이 차량에 묶여있는 쌀 상여를 뚫기 위해 돌진, 상여를 부수는 일이 발생했다.
 
▲ 행진차량에 묶여있던 상여를 강제로 뚫고 있는 전경들과 막으려는 농민의 2차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상여가 부서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 유명조


이에 참가한 농민들은 전경들의 행동에 분노를 느끼며 재 충돌, 경찰과 심각한 사태를 빚기도 했으며, 일부 농민은 전경이 휘두른 곤봉에 얼굴 등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 전경들의 과잉진압에 밀려 넘어지고 있는농민이 최후 발길 질을 하고 있다.    © 유명조


쌀 상여의 훼손으로 더 이상 행진이 불가능하게 되자 농민단체는 상여를 땅에 놓고 태우는 등 강력하게 항의했다.
 
▲ 가두행진을 앞 세운 플래카드  © 유명조


상여가 도로에서 불에 타자 2명의 전경이 소화기를 들고 돌진, 농민들의 저지로 실패로 돌아가고 소화기를 빼앗기는 등 한때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 농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이 안전통제선을 만들어 주고 있다.   @유명조


급기야 경찰은 물러나고 상여가 탈 때 까지 지켜준다고 농민단체에 통보, 농민들이 예정대로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실제 인근에 소방차 1대가 대기하고 있었으며, 농민들이 떠나자 소방차로 불을 끄고, 도로도 물로 말끔히 청소하고 나서 통제했던 도로를 해제했다.
 
▲ 근조 쌀 상여를 매고 가두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 유명조


농민단체는 차량을 이용, 이번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우리의 소중한 쌀 상여가 부서지고, 일부 농민이 피해를 입는 등 우리의 평화적 집회를 하기로 했지만,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충돌하는 사태를 이끌었다고 외치며 거리에 나와 있는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번 집회는 충남에선 10개 시,군에서 동시에 집회를 가졌고, 대부분 지역에서는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고 평화적인 집회를 이끌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  근조 쌀 상여를 매고 가두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 유명조


또한, 부여군농민회는 이날 발생한 경찰의 과잉진압과 상여를 부순 것에 대해 어떤 방법을 통원해서라도 꼭 보상을 받아내겠다며 굳은 결심을 가졌다.
 
▲ 경찰에 의해 부서진 쌀 상여를 도로에 태우고 있다.    © 유명조


이 자리에서 농민회 관계자는 농업을 포기한 정부 여당에 대해 정권퇴진투쟁도 불사 하겠다며 어제 국회 경위의 호위를 받아 웃으며 걸어 나갔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농민들한테 무릎 꿇고 잘못을 빌 날이 올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쌀 협상안을 반대해 나선다면 더 큰 실책을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 농민과 경찰이 충돌, 농민이 경찰사이에 갇혀 있다.    © 유명조


또, 관계자는 이날 집회는 명백히 부여경찰서에 사전집회를 신고했는데 이렇게 진압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경찰서장에게 집회허가를 내 줄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이렇게 평화적 가두 행진마저 막는지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집회를 준비한 사무국장은 사전에 도로를 터주겠다는 경찰의 말만 믿고 행진을 했는데 갑자기 막아 버렸다며, 쌀 상여를 움직이는 것에 대해 무슨 불법인지 모르겠다고 어이없어 했다.
 
▲ 활활타는 근조 쌀 상여   © 유명조


이에 부여경찰서 수사과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쌀 상여를 막은 것에 대해 집회신고에 포함되지 않는 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 수사과장 마저 집시법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듯 답변을 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상에는 상여 같은 것을 들고 진행하거나 하는 등에 대해 제제조치를 가할 수 있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집시법 상 사복경찰은 시위 현장에 들어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복을 입은 전투경찰들이 켐코더와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서 촬영을 하였으며, 사복경찰들 다수가 현장에 있었다.
 
▲ 농민이 상여를 태우자 물러났던 경찰이 소화기를 들고 진입직전 농민에 발각되오 저지당하면서 농민에게 붙잡히는 일이 발생했다. 이 경찰은 진화에 실패하자 다시 돌아갔다.    © 유명조


집시법상으로 보았을 때 농민회가 저지당할 만한 아무런 해당 사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진압을 시도한 것 자체가 불법이었으며, 경찰에게 보호요청을 한 농민들을 진압하였고, 진압 중에 상여를 부수고 농민을 폭행한 불법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남농민회는 오는 11월 3일 고속도로 점거와 동시에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농기계 상경과 11월 23일 30만 농민대회를 위해 여의도 상경을 하겠다고 밝혔다.
 
▲ 농민에 빼앗긴 소화기가 도로에 뿌려지고 있다.    © 유명조


특히, 11월 부산아펙회의가 벌어지는 부산에 내려가 회의저지를 할 것이며, 조지부시의 방한 저지와 부산 아펙회의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번 농민들의 항의가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농민과 경찰의 충돌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과 농민의 충돌이 발생했다.    © 유명조


또한, 부여농민회는 이날 사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여 경찰서장에게 항의를 하기로 했다.
 
▲ 전경에 의해 부서져 도로에 팽개 쳐진 쌀 상여    © 유명조


또, 행진도중 경찰과 충돌이 일어나자 자리를 뜬 군 의회의원들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군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외쳤다.
 
▲ 한 농민이 경찰의 방패를 손으로 막고 있다.    © 유명조


이날 부여군청 앞 로터리를 통과하는 길목 200미터에 걸쳐 교통이 전면통제 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차량들이 우회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 상여를 태우고 있는 모습    © 유명조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2일 김원기 국회의장과 이용훈 대법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등 3부요인과 윤영철 헌법재판소장, 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의 청와대 만찬 자리에서 “쌀비준안이 처리돼야 다른 국정일정을 진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군조 한국농업, 이날 농촌은 죽었음을 의미하는 쌀 상여를 만들었다.    © 유명조

기사입력: 2005/10/28 [23:06]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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