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뚜기 같은 미국내 한인들
학군 따라 위장전입, 불황에 고급 룸싸롱.. 조국 망신
 
안희환 기자

▲미국 지도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 어물전에 해물의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 중 극히 일부인 꼴뚜기 때문에 어물전이 통째로 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여기엔 상당한 진실이 담겨져 있다. 한 가정도, 한 조직도, 더 나아가 한 나라도 한 명 혹은 소수의 사람들이 망신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어물전을 망신시키는 꼴뚜기가 달갑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전체를 놓고 볼 때 달갑지 않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히 미국으로 이민을 가든지 유학을 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미국 땅에서 한국 망신을 톡톡히 시키는 한국인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1.
미국에서도 학군 따라 위장 전입하는 한국인들이 있어서 미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당한 일이 있다. 이것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대학에 들어가는데 유리하다는 학군으로 들어가기 위해 웃돈을 얹어주고 집을 사는 사람들도 있었고 위장으로 주소만 변경하여 자신의 자녀를 잘 나가는 학교로 집어넣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집에서 새던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고 한국에서 하던 버릇을 미국에서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심지어 좋은 학군에 속하는 어떤 학교는 한인 학생들의 비율이 70%가 넘는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그 학교는 미국 학생들 틈바구니에 한국 학생들이 끼어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학생들 틈바구니에 미국 학생들이 끼어있는 셈이 된다.

미국 공립학교의 교육이 평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학에 많은 학생들을 진학시키는 명문공립학교가 있기는 한데 용케 그것을 알고 그런 학교에 자녀들을 집어넣는 한국 부모들의 모습도 능력은 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그 덕분에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타지역의 1.5배가 되니 부동산 가격 높이는 능력까지 미국 땅에서 고스란히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2.
미국 내의 재력을 갖춘 한인들이 많은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기를 당하게 된 동기가 한국인 망신을 시키는 일이 되고 있다. 즉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큰 돈을 벌어들이려고 하다가 그런 것을 노린 사기꾼에게 속아 많은 돈을 날리는 것이다. 피해 액수가 최고 천만 달러가 넘기도 한다고 하니 엄청난 액수가 아닐 수 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는 것은 한국에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이다. 그런 미끼를 던지고 욕심이 나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어느 기간 동안은 이익금을 주다가 많은 액수의 투자 금액이 쌓이면 그대로 잠적을 해버리는 일로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이다. 사기꾼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 것에 넘어가는 투자자들도 문제가 있다.

그런데 미국까지 가서 그런 미끼를 물고 사기를 당하는 한국인들이 많으니 미국 사람들이 볼 때 얼마나 우스운 일이 되겠는가? 연 30% 이상의 이자를 주고도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는 미국에도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왜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면 더 이상의 분별력이 작용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3.
한때 한국 내에서 불황을 모른 채 성장을 해 오던 룸살롱이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LA 와 뉴욕 등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룸살롱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이제는 중소규모의 한인사회에도 룸살롱이 진출하고 있다고 하니 한심한 일이다. 위싱턴DC, 휴스턴, 애틀란타 등이 룸살롱이 성장하고 있는 지역들이다.

이렇게 유흥업소들이 확장되어 가면서 중소 한인사회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남편의 룸살롱 출입을 놓고 부부간에 다툼이 일어나며 외도로 연결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현상들을 통해 한인들을 바라보는 미국사회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기울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 역시 돈벌이와 연결되어 있다. 업주들이 돈벌이를 위해 한인 사회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에서 통하는 현상이 미국에서도 통하는 것이고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여실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적절한 제재조치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미국 사회에서 한인들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4.
한국 교육계의 부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촌지일 것이다. 신성한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돈 봉투를 요구하거나 받는 것도, 선생님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줌으로써 자기 자식들이 더 대우받기를 원하는 부모들의 심리도 병든 한국인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형편없는 관행이 미국 내에서도 한인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의 어떤 선생님은 한인 학생들의 부모가 예외 없이 돈 봉투를 내놓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그것도 적지 않은 액수가 담겨져 있었는데 다른 이들에게서는 그런 봉투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더 한심한 경우는 그런 한국 학부모들로 인해 촌지에 맛을 들이는 미국인 교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좋지 못한 습관이 미국 사회를 물들인다는 불명예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의식 있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알게 된다면 한인들은 도매금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국위선양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국위를 선양할 만한 일들을 해도 몇몇 한국인들이 미국 사회에서 추태를 보이면 애써 얻어놓은 좋은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쉬운 법이 아닌가? 부티 타국에 나가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은 자신들의 행동 여하에 따라 국인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명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기사입력: 2005/10/30 [22:0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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