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시당하는 한국인
나라가 강해져야 교포들도 덕을 본다
 
안희환 기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자 미국에 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그래도 수준이 있던 사람일지라도 막상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는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이 수두룩한 것이다. 그와 같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다 알고 건너갔을 것이고...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잘 살 수 있기를 원하지만 그것은 희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자신의 나라를 용광로라고 하면서 모든 인종을 함께 모아 녹인 후 하나의 나라를 이룬다고 하지만 파고 들어가면 여전히 드러나는 차별의 모습이 미국 내 한인들을 서럽게 한다고 하는 것을 많이 듣게 되는 것이다.

그런 한인들의 처지는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에 대한 소문을 듣고 꿈을 가득 안은 채 한국 땅에 들어오지만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한국인의 모습 때문에 실망만을 안은 채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가? 그와 비슷한 수모를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 내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친절해야 한다)

1. 
구체적으로 말해서 미국 내 한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일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먼저 의료보험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의료보험을 들고 있다. 만약 의료 보험에 들지 않았다가 병원갈 일이 많아지면 막대한 병원비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아프다고 하는 것이 고국에서만 많이 아프고 외국에서는 봐주면서 아프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에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는 한인들이 많이 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의 경우 28.9%의 한인들이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병이 났을 경우에 큰 문제가 된다.

실제로 어떤 한인은 이빨이 아파도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비싼 치과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진통제로 버텼다고 한다. 사소한 몸살을 앓을 때조차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어서 오랫동안 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더 심한 경우 큰 병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서 죽는 일도 발생한다고 하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
한인들이 당하는 어려움 중 또 하나는 묘하게도 대학 입시와 관련되어 있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실력 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소수계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이라는 제도인데, 이 제도로 인해서 한국인이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적극적 우대정책이란 소수계가 진학이나 취업에 있어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애서 세워진 정책인데 대학이나 기업이 일정 비율의 소수계를 합격시켜주도록 하는 제도이다. 소수계에는 하스패닉이나 흑인이나 아시아계 등이 있는데 이 각각의 소수계 사람들에게 진학이나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이 제도가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인들의 실력이 다른 소수계들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남을 감안하면 이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10개의 소수계가 있다고 할 때 한인들이 1등에서 50등까지를 다 차지한다고 해도 10등까지 밖에는 입학할 수 없으며 50등 밖의 다른 소수계가 입학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정당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 실력이 있어도 진학을 못하는 것이다.

3. 
또 하나 언급할 수 있는 것은 미국에서 한인을 추방하는 사례에 대한 것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외국인들을 추방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한인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1996년에 개정된 이민법이 그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이 이민법에 의하면 강간, 살인, 사기, 무기소지, 마약 판매 등으로 판결을 받을 경우 추방을 명하고 있다.

그런 제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사소한 범죄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추방한다는데 있다. 크지 않은 액수를 도둑질하다가 걸린 경우뿐만 아니라 단순 교통법규 위반자들까지도 추방을 당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전에 있던 전과 기록을 들먹이며 지금 제대로 생활하고 있는 한인까지 추방을 하였으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미국인들은 그 이상의 범죄를 저지르는데 미국인이 아닌 한인이라는 이유 하나 가지고 단순한 사건 하나로 추방을 당한다고 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최선의 방책은 작은 법규조차도 어기지 않는 것이겠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그게 여의치 않을 때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러나 어떤 변명을 해도 별 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추방을 돌이킬 길은 없다.

이런 것들 말고도 미국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겪는 어려움과 차별의 요소들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미국에 있는 한국 대사관은 미국 내의 한인들이 정도 이상의 제재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들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 내 한인들은 불미스러운 일로 한국인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일을 행하지 않도록 스스로가 자중해야 할 것이다.

가장 좋은 길은 우리나라가 초일류강대국이 되는 것이다. 한 나라의 강력한 주권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그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고의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은 이민이든 유학이든, 또 다른 이유에서든 미국에 가 있는 한인들에게도 큰 유익이 되는 일일 진데 한인들은 대한민국의 발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땅에 머물고 있는 우리 모두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기사입력: 2005/11/01 [09:0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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