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주 학생의 날 행사 풍성, 지방은 정규수업(?)
학생의 날 일부 학교, 학생만 참여가 아쉬워
 
유명조 기자

정부는 지난 53년에 일제강점기 때 일어난 6·10만세사건과 광주 학생운동 등 학생 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학생들에게 자율 역량과 애국심을 함양시킬 목적으로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났던 날을 기념해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제정했다.

학생들의 반독재·민주화 투쟁이 계속된 유신시대에 학생의 날은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식 기념일의 자리를 되찾았다.

학생의 날은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에 앞장섰던 학생들의 민주적 자존심과 자주정신을 되새겨 음미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애국애족정신을 일깨우고 학생의 본분과 사명을 바르게 인식시키는데 중점을 둬야한다.

이를 위해 각 학교에서는 학생의 날 기념식을 열고 학급별로 일정한 주제를 선정해 토론회를 열기도 하고 모범학생 표창, 항일학생 사진전 등과 같은 행사를 하기도 한다.

또 지역에 따라 서는 청소년들이 삶의 주인으로서 올바른 인식과 올바른 실천의지를 다지고 건강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연극, 글짓기, 그림그리기, 풍물놀이, 영화상영 등 청소년 문화행사를 여는 경우도 있다.

그밖에 학교측이 행사를 마련하지 않는 경우 교사들이 나서서 학생들에게 학생 독립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에 대한 애정 표시로 사탕이나 초콜릿을 나눠주기도 한다.

그러나 청양군의 경우 학생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관내 고등학교의 김모 교사는 “입시도 얼마 남지 않고 학교 수업이 빡빡해서 학생의날 기념행사 마련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내 중학교 역시 지난달 학교별 축제를 잇달아 열었지만 정작 학생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학교는 없어 아쉬움을 더해준다.
 
또한, 학생들도 학생의 날이 어떤 날인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심지어 학생회조차 학생의 날 행사와 관련해 학교 측에 건의조차 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확인결과 일부 학교 교사와 만난 자리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생의 날 기념과 관련해 학생회 측에서 건의해 왔으며 행사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학생회조차 아무런 제안이 없어서 평소대로 정규수업을 하기로 2일 결정했고, 학생들에게도 아무런 통보를 안했다’고 밝혔다.

또, ‘3일 아침에 방송반 학생들에게 학생의 날 어원과 기념식 등을 교내 방송을 통해 아침시간에 알려주었다’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교내방송을 들은 학생들은 ‘사전에 학교 측에서 아무런 말이 없어 준비를 안했지, 우리가 하기 싫어 안한 것은 아니다’ 며 ‘학교 측이 그냥 넘어가려고 계획적인 준비를 한 게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의 날을 존재하게 만든 광주학생운동은 “식민지 교육을 지양하고 한국인을 위한 교육을 하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 학교 당국과 도 학무과 등에서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고 정학이나 퇴학, 심지어는 체포·구속을 통해 학생들을 행동을 막으려는 무자비한 조치 때문에 발생했다.

또한 대다수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한탄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식민지 교육에 떳떳하게 대항했던 선배들의 교훈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일년에 하루 학생의 날 만이라도 학생 독립운동의 정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도 학생의 날 행사는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 일부 학교에서 학생회 주최로 열렸을 뿐이고 지방 학교들은 교사들의 반대와 입시로 인한 빠듯한 일정으로 준비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학생들이 자신의 날인데 조차도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받고 있으며, 그나마 일부 학교서는 전교조 교사로부터 국어시간 등에 학생의 날 기념과 의미를 돼 세기는 수업을 받고 있는 게 전부였다.

내년부터는 학생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전국규모의 동시다발적인 학생의 날 행사를 기획하여 모든 학교에서 이날만큼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즐기고,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또한, 여의치 않는 학교는 교내축제를 학생의 날인 11월 3일 전국적으로 축제를 열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강구해 나아가길 빌어본다.

학생의 날 학생들이 수업을 한다면 지난 53년 학생독립운동 정신 계승 발전시키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입력: 2005/11/05 [17:1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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