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 짓밟은 교원평가 강행
이수일 위원장 삭발, 오는 12일 연가.. 1만명 참석 규탄대회
 
유명조 기자


▲교원평가에 반발한 이수일 전교조위원장이 삭발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강행하고 있다./자료사진  © 유명조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이 정부가 시행할 예정으로 발표한 교원평가 강해에 대해 규탄,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삭발을 강행하며 이번 정부의 발표에 강한 반대 의지를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일 오후 6시 20분, 대한민국 교육부가 있는 서울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서울, 경기, 인천지역 교사 400여명이 참석한 규탄대회에서 자신이 이번 정부의 발표를 지키지 못했다며 삭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부의 발표로 교사들은 자신들의 교육평가를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도 각종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수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습하는 날이 많다며, 특히, 고3 학생들은 더욱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학생들은 이번 평가를 일부 학부모들만 참석해 교사들의 수업태도와 학생들의 수업분위기, 업무일지만 볼 뿐 이라며 이번 교육부의 방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교사들이 이번 정부의 교원평가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자료사진  © 유명조

이어 이 위원장은 “이번 삭발은 (교육개혁을 묻어두기 위해) 교원평가라는 거짓 너울을 씌운 보자기를 벗어버리는 의식”이라면서 “이제 더 이상 교육부가 기만적인 놀음을 하도록 내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삭발에 걸린 시간은 모두 13분. 이 위원장은 눈을 감은 채 야윈 얼굴을 들고 있었다.

잘린 머리카락이 모두 땅에 떨어지자 참석자들은 이 위원장의 얼굴을 더 크게 볼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의 눈가엔 이슬방울이 맺혔다. 이 위원장은 삭발을 시작으로 무기한 단식과 함께 교육부 앞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삭발 모습을 취재하려는 취재진만 30여 명이 몰렸다. 집회 참석 교사들을 에워싼 700여 명의 경찰들도 입을 굳게 다문 체 삭발 모습을 지켜봤다.

“가을단풍이 떨어진 겨울나무와 같이 머리카락이 떨어진 저는 진실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제 권위주의 승진제도 혁파, 근무평정 폐지, 교장선출보직제를 이루는 진정한 학교혁신의 길에 떨쳐 일어설 것입니다.” 이 위원장의 말이다.

일부 교사들은 경찰이 대회장을 가로막자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방대곤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투쟁사에서 “강정구 교수를 못 쳐 넣어 안달한 이들이 전교조를 빨갱이 인간세뇌공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교육부에 의해 특별협의회는 파기되었으며 6월 20일 합의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결말지어졌다”면서 “이후 벌어질 교육대란의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부에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교사들이 들고 있는 촛불이 희미해 지고 있다./자료사진  © 유명조

또한 참석자들은 △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 중단 △교육부총리 퇴진 △교장선출보직제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조합원 총투표를 반드시 성사시키고 전체 조합원 연가투쟁과 함께 교원평가 관련 모든 업무를 거부할 것”을 결의했다.

전교조는 7일부터 10일까지 조합원 연가투쟁 등을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전국 7000여 개 학교에서 일제히 벌이고 있다. 이 총투표가 가결되면 조합원들은 12일 연가를 내고 서울에 모여 1만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큰 규모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기사입력: 2005/11/09 [10:19]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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