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교육비, 부모들은 등골 휜다
이 땅의 학부모는 죄인인가?
 
홍경석 기자

 
 아이 하나를 키워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데 자그마치 2억 2000만원 가량이나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통령 자문 지속 가능 발전위원회가 개최한 한국의 지속 가능 발전 이론 정립 심포지엄의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물가 기준으로 출생 후 대학 졸업 때까지 드는 비용은 총 2억 1905만원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지난 2003년의 추정액 1억 9870만 8000원에 비해 2034만 2000원 늘어난 액수란다.

또한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만 돈을 댄다고 치더라도 무려 1억 6561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고 하니 가히 살인적인 교육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다.

필자도 자녀가 둘인데 하나는 대학생이고 하나는 휴학 중이다. 그러함에도 만날 허덕이느라 그야말로 죽을 맛인데 그건 바로 교육비가 과다한 때문이다. 이처럼 과중한 교육비 부담으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는 저(低)출산과 결혼 기피, 그리고 여유가 있을 때 비로소 결혼하는 만혼(晩婚)의 풍조가 성행하는 것이리라.

지금은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이 힘들어 대학원 내지는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실제의 학부모 부담은 더욱 많으리라 쉬 유추된다. 이러한 보도를 접하고 보니 정말이지 자식도 능력이 있어야 낳는 거라는 참담한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동물 중 인간을 빼고는 그 누구라도 돈이 필요 없으며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또한 일정기간 성장하면 자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둥지를 박차고 나가 독립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아니하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으되 거개는 부모가 자식을 대학(대학원)까지 가르치고도 모자라 결혼을 시키고 집을(전세든 뭐든) 장만해 주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해 가을, 신문 지면에서 본 바에 따르면 결혼하는 커플 한 쌍 당 평균 결혼비용이 9천만원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올 봄엔 그마저도 인상되어 평균 결혼 비용이 1억 3천만원을 넘어섰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래서 필자처럼 없이 사는 서민들로서는 어쩌면 자식들 혼사도 못 시킬 형편이 되는 건 아닌가 싶어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살인적인 교육비로 인해 자식을 낳지 않는다는 건 이 사회의 비극이다. 그런 고로 이제라도 교육당국과 정부는 교육비 부담으로부터 이 땅의 학부모를 모두 해방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옳다.

자식 하나를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데 자그마치 2억 2000만원이나 든다는 소식에 빈곤한 이 필부는 오늘도 가슴에 찬바람이 들어찬다. 그러면서 이래저래 이 땅에서 아비 노릇하기는 늘 그렇게 힘이 든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기사입력: 2005/12/27 [10:0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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