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파도가 주는 여운
 
홍경석 기자

▲영화 마파도

 
어젯밤 KBS 2 TV에서 방송된 송년 특선 영화 마파도를 보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이미 극장을 찾으신 분들은 이 영화의 내용을 아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만
저는 어제 처음 그 영화를 봤습니다. 마파도는 20년간 남자 구경 못 해 본 할머니들이 사는 섬 마파도에 이정진과 이문식이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엮은 영화입니다.

김수미 씨와 김을동 씨, 그리고 여운계 씨 등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하는 이 영화는 관람 후에 남기는 여운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믹이지만 그 뒤에는 우리 사회를 직시한 시각이 여러 군데 꽂혀있음을 보게 됩니다.

한 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신 사장은 다방에서 일하는 아가씨(장미)에게 복권 심부름을 시킵니다. 헌데 그 복권은 그만 덜컥 당첨이 되고 말지요. 그러자 견물생심에 눈이 먼 장미는 수령액이 자그마치 160억원이나 되는 로또복권을 가지고 도망을 가게 됩니다.

그 소식을 알게 된 신 사장은 장미를 잡기 위해 형사인 이문식에게 20억원을 걸고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리곤 자신의 부하인 재철(이정진)을 붙입니다.

전라도의 마파도라는 섬에 들어가 장미의 본명이 장끝순이라는 것을 알게 된
둘은 하지만 섬에 있는 2주일동안 엽기적인 마파도의 다섯 할머니들과 갖가지의 해프닝을 벌이게 되지요.

순박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이지만 알고 보니 이들은 힘도 세고 용감무쌍하기 이를 데 없는 가공할 내공(?)을 갖추신 분들로서 두 남자를 부려먹기 시작합니다.

결국 마파도에 들어온 장끝순을 두 남자가 만나지만 그녀는 이미 새우깡으로 오인한 갈매기로 인해 복권을 잃은 터입니다.

복권을 물고 온 갈매기는 그걸 자신의 둥지가 있는 마파도에 놓게 되고 잠시 후 그 복권은 바람에 실려 날아갑니다. 그 종이(복권)를 줏은 할머니는 아무 생각 없이 궐련처럼 담배를 그 종이에 말아 두었다가 형사에게 건네줍니다.

그 궐련담배를 태우면서 160억원이나 되는 로또복권은 그야말로 연기로서 허공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바는 우선 현재 지니고 있는 재물이란 역시나 고작 운수(雲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리네 사람들은 누구라도 부(富)와 재물을 좇아 지금 이 시간에도 꼭두새벽부터 그야말로 황망하기가 이를 데 없는 삶을 살고 있지요.

이제 새해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지금도 빈곤한 터여서 새해에도 부지런히 앞만 보고 뛰어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 마파도에서 울리는 여운을 떠올리며 재물의 추구보다는 참답게 사는 삶을 지향하고 아울러 안빈낙도의 자세를 견지하리라는 마음의 추에 무게를 더 실으렵니다. 
기사입력: 2005/12/28 [10:3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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