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YTN 의 싸움은 와각지쟁
 
홍경석 기자
▲MBC본사 건물과 YTN 웹사이트  
 
주변에서 싸움이 붙었다. 근데 맞붙은 두 사람은 모두가 지인이었기에 누구의 편도 섣불리 들기가 어려웠다. 두 사람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고 옳은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만날 드잡이를 하면서 싸우고 보니 이젠 만성이 되어 쳐다보기도 싫다.

이는 최근 드잡이를 하고 있는 MBC와 YTN간의 싸움을 두고 필자가 우화적으로 표현해 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MBC와 YTN의 취재 윤리 공방은 이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연일 뉴스판을 달구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이른바 논문 조작 사태로 야기된 MBC와 YTN의 공방이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기고 있는 때문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황우석 교수에 대한 지지와 비판의 양쪽으로 갈렸던 MBC와 YTN은 이제 취재윤리 공방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다.
 
YTN은 12월 28일 황우석 교수 사태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냈는데 이는 전날 MBC가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한 내용에 대한 해명이었다고 한다. YTN은 "인천공항에서 안규리, 윤현수 교수를 만났을 때 이들이 줄기세포 허브 자금 3만 달러를 가지고 가는데 한 사람이 1만 달러씩 나눠 가지고 가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면서 YTN기자의 도움을 요청했다.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워 봉투 째 받아 가방에 넣은 뒤 시카고 공항에서 곧바로 되돌려 줬다.

돈의 성격이나 출처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일 YTN 김모 기자가 미국에 있는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기 위해 두 교수와 함께 출국하면서 안 교수가 가져온 3만 달러를 나눠 운반했다.

김모 기자는 황 교수 쪽에서 예약한 시카고 경유 피츠버그 행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600여만원의 항공료는 황 교수의 신용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체재비용도 모두 안 교수가 지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지하듯 당시 YTN은 김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MBC 취재진이 인터뷰 과정에서 협박을 했다고 보도해 MBC의 사과를 끌어냈었다. MBC의 취재윤리 위반을 비판했던 YTN이 이번엔 자신들의 취재윤리 문제로 반격을 받은 셈이다. MBC 보도에 대해 YTN은 "항공료는 황 교수 팀에게 예약을 부탁한 상태에서 공항에서 현찰로 직접 계산했다.

황 교수팀의 카드로 계산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비즈니스 석에 동석한 이유는 중요한 취재원인 안 교수를 밀착취재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YTN은 또 사실과 다른 보도로 YTN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단다.

이같은 거대 방송사의 점입가경 적 공방전을 보면서 처음엔 마치 용호상박(龍虎相搏)과도 느껴졌었다. 하지만 좋은 말도 세 번 들으면 싫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또한 가루는 칠 수록 고와지는 반면 반대로 말은 할 수록 거칠어지는 법이어서 이젠 양 방송사간의 공방전은 차라리 와각지쟁(蝸角之爭)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방송의 사회적 책임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이 중차대하다. 방송은 우선 도덕적 규범의 핵심을 이루고 있어야 함은 불문가지이다. 아울러 방송은 언제나 사실 전달의 정확성과 더불어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공공성을 실현하여야 하는 것이 그 주목적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들이 보듯 MBC와 YTN의 싸움은 대체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른지를 당최 알 수 없다는 것이 가뜩이나 민생고에 허덕이고 있는 국민들을 더욱 피곤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MBC와 YTN은 이제 혈전을 마무리 짓고 대승적 차원에서 진정한 국익의 창출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힘을 모아야 옳다. 국민들은 여와 야, 진보와 보수 간의 싸움만으로도 이젠 충분히 넉다운이 될 지경이다.
기사입력: 2005/12/28 [15:3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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