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업의 정석 단상
대학 원서접수 가변적 돌출상황 예견했어야
 
홍경석 기자

▲대입 원서접수(안동대학교)

 
과거엔 대학 원서 접수를 하려면 직접 대학에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화사회인지라 집에서든 PC방에서든 인터넷으로 쉽게 원서 접수를 할 수 있는 시절입니다.

정부에서 발행하는 이런저런 서류 역시도 매한가지죠. 그런데 그처럼 편리한 정보화 시대도 때론 예기치 않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에 신뢰할 수 없어 유감입니다.

지난 28일은 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마감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 연결된 원서접수 대행사이트에 수험생이 몰리면서 서버 마비사태가 잇따라 결국 대다수 대학들은 원서접수 시간과 일정을 연장하기에 이르는 대혼란이 벌어졌습니다.

헌데 이같은 사태는 서울시립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현장 접수를 받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접수만 받은 데다 막판 눈치작전이 심한 탓입니다.

아울러 원서접수를 위탁받은 인터넷 대행업체가 전국에 고작 네 군데에 불과해 서버가 과부하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혼란의 사태는 유비무환의 자세로서 미리 준비만 철저히 했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것이었기에 아쉬움이 많은 것입니다.

열 명이 들어가야 할 공간에 스무명이 들어서게 되면 당연히 그 공간은 일순 아수라장으로 변모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고로 해마다 대학 원서접수의 마감일이 되면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야기되는 인터넷 서버의 마비는 충분히 예견돼 왔던 사안이었습니다.
 
즉 그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학 측은 반드시 인터넷 접수와는 또 다른, 대학 창구에서의 직접 접수를 병행했었어야 옳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만날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합니다. 그런데 시내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이 지불하는 교통료의 형태를 보노라면 버스카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금으로 내는 사람도 있고 승차권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부지기 수 임은 말 할 나위도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보더라도 어떠한 한 가지의 경우라도 그걸 이용(사용)하는 사람들의 면면은 모두가 십인십색의 그것처럼
다를 수 있는 가변적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그건 또한 한 사람의 일생이 걸린 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원서 접수 대행사이트에만 의존하려 했던 대학 측의 안일한 자세로 말미암아 전국의 엄청난 수험생들이 인터넷 접수에 차질을 빚고 발을 동동 구른 현상은 시급히 개선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같은 사단은 지난해 이미 서버 마비 사태가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관계기관인 교육부와 각 대학, 그리고 해당업체는 지난 1년 동안 무슨 준비를 했는지 도통 모를 일입니다.

뭐든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대학 원서접수 창구에서의 유비무환은 당연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근데 이번엔 그러한 기본적인 수칙이 간과되었기에 각 대학마다 난리법석이 난 것입니다.
 
배우 송일국과 손예진이 주연하는 영화 작업의 정석이 최근 개봉했습니다. 이 둘은 작업계의 고수로 소문난 사람들입니다. 이 둘은 치밀한 물 밑 작업을 거쳐 본격 작업 대결에 들어가지만 그간엔 백발백중 먹혔던 그들의 작업은 하지만 자꾸만 허탕을 칩니다. 그처럼 고수들도 실수가 잦은 법이거늘 사람이 직접 접수를 받는 것도 아닌 인터넷, 보다 엄밀히 따지자면 고작 기계에 불과한 부속물에 대학입시를 모두 맡겨서야 되겠습니까!

진부한 주장이되 대학 원서접수 역시도 가변적 돌출상황을 예견했어야 했습니다. 유비무환은 대학 원서 접수 작업의 정석입니다. 다시는 이처럼 대학입시 사상 원서접수 기간을 연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기사입력: 2005/12/29 [09:4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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