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방송사 시상식 수상소감 유감
 
홍경석 기자

▲KBS 연기대상 조연상 수상자    


 
지난달 30일과 31일은 각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시상식을 했다.  서울 여의도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05 MBC 연기대상에서는 4년만의 드라마 복귀작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킨 김선아가 베스트 커플상과 인기상, 그리고 최우수상과 대상을 수상하며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그 외 KBS는 연기대상과 가요대상을, MBC는 MBC 가요대제전을, SBS는 연기대상과 SBS 가요대전을 중심으로 한 시상식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시상식장에서 거개의 기독교 신자인 연예인들의 수상 소감은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연예인들의 대부분은 수상 소감에서 반드시 하느님 아버지의 은덕에 감사한다고 말하는 걸 보게 된다.

물론 그러한 말을 하는 연예인의 경우 하느님이 자신의 부모와 가족보다 더 상위의 개념인지라 그리 말하는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만일 그와 같은 수상자의 입장이었다면 당연히(!) "오늘의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내조해 준 아내와 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으리라.

사람은 누구라도 종교를 가질 자유가 있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불자들은 그 어떤 수상 소감에서도 구태여 "부처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아낀다. 그러나 기독교 신자들은 그렇지 아니해 보인다.

개개인의 종교는 소중하며 존중돼야 한다. 그렇지만 만인이 모두 보고 있는 시상식장에서까지 굳이 자신의 종교 색깔을 묻어내며 가족보다 맨 먼저 그렇게 눈물을 흘려가면서까지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피력이 옳은 일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내가 있는 건 말할 나위도 없이 부모님이 계신 때문이다. 고로 자신이 영광스런 수상을 하게 된다면 의당 "저의 뒷바라지를 위해 노심초사하신 부모님께 가장 먼저 이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해야 순서와 예의에도 맞는 게 아닐까 싶다.

이처럼 글을 쓰는 필자가 기독교 관념을 잘 모르는 관계로 무지하여 허튼 소리를 한다고 해도 딱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제 올해부터의 연예인 수상자 소감에서는 진부한 하느님 타령은 그만 하고 진실로 내 오늘날을 위해 조력을 아끼지 않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먼저 고마움을 피력하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입력: 2006/01/02 [09:3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하느님] 연말 방송사 시상식 수상소감 유감 홍경석 기자 200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