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해도 해도 너무한다
 
안희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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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혹은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은 고민들을 하겠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이 등록금인 것 같습니다. 형편이 넉넉한 상태이기에 돈 걱정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고 나머지 상당수의 사람들은 힘겹게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힘들게라도 마련하면 다행이지만 그조차도 안되면 휴학을 하든지 아예 포기를 하든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등록금을 보면 액수가 너무 커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100만원 내외였습니다(학교마다 다르겠지만). 그때도 등록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당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고 한번은 동기 하나가 내게 전화를 해서 어려움을 호소하기에 몇 년간 모았던 돈을 다 털어서(등록금과 딱 맞아떨어짐) 동기의 등록금을 대준 적이 있었습니다.

내 경우에는 감사하게도 종근당이라는 회사에서 등록금을 다 대주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만 내 주변의 여러 친구들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주변의 젊은 학생들이 등록금 시즌이 되면 속을 태우며 어떻게든 학비를 마련해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안쓰러운 마음입니다.

사실은 우리 집도 남의 이야기처럼 등록금을 이야기할 처지는 아닙니다. 내게 너무 일찍 시집온 아내(21살에 시집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대학 3학년이 되었는데 330만원 가량이나 되는 등록금으로 인해 대출을 받았었고 앞으로도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등록금과 여러 경비를 포함하면 졸업 때까지 거의 3500만원 가량의 부채가 생길 상황이니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330만원이 많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의학전문 대학원의 경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액수의 등록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가천의학전문대학원의 1학기 등록금은 958만원, 경희대 의/치학전문대학원이 854만원,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이 760만원이나 되는 것입니다. 한 학기에 그 정도의 액수를 거뜬히 낼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한 학기당 800만원으로 잡을 경우 1년이면 1600만원이나 되는데 결국 한 달에 120만원 이상이 등록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고 그것은 겨우 먹고 사는 서민들의 경우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닌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경제 능력이 안되는 보통 사람들은 의학을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입장이 되며 교육 균등의 기회라고 하는 것이 사실상 물건너가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할 만큼 일반적인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에게 돈으로 인한 한계와 절망감을 느끼게 하는 고액의 등록금 제도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대학교 입장에서 운영을 위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만 학생들의 주머니를 통해 부족한 경비를 보충하려는 것은 제고해야할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대학에 들어갈 것이기에, 아니 지금 아내가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입장이기에 더더욱 등록금 문제가 남의 일 같지 않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만이 아닌 대학생들 대다수와 그들의 부모들에게 무척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국가적으로 낭비되는 수많은 혈세를 아끼고 지켜서 나라의 백년지대계인 교육분야에 쏟아부을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기업의 사회 환원이 교육분야에 더 많이 부어져야 할 것이며 그런 기업에 대한 인정과 혜택도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실력은 있는데 형편이 좋지 않은 젊은이들을 위한 여러 장학제도가 더 많이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땅도 좁고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가 가진 유일한 재산이 인재들인데 이조차도 개발해내지 못한다면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사입력: 2006/03/22 [10:1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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