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의 거침없는 말말말?
 
안희환기자
안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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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국빈대접으로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거침없는 선언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워낙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를 소유하고 있는 노대통령이기에 무슨 포석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카락부터 곤두서는 것만 같습니다. 아주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더더욱 그렇게 민감해지는 모양입니다.

노대통령이 한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간추려보면 이렇습니다.

1. 노대통령은 먼저 김대중 전대통령의 방북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의 복잡한 관계로 인해서 현 정부가 대북관계에 있어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노대통령 자신도 슬그머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2. 노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 많은 양보를 전제없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본질적 정당성의 문제에 대해서 양보하는 것이 아닌 제도적, 물질적 지원에 있어 조건없이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도 밝히고 있는데 북한의 불신감과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우위이기에 불안해하는 북한의 불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3. 그러나 노대통령은 한 걸음 물러서는 발언도 합니다. 국민들이 신경 쓰인 듯 국민이 보기에 자존심 상하게, 윈칙없이 양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한국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에 그 모든 것을 백지 상태로 하고 북한의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양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4. 노대통령은 또한 북한의 태도가 상당히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노대통령이 그 증거로 언급하는 것은 먼저 북한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남침로를 완전히 포기한 태도라는 것입니다. 또 하나 금강산이 싸움이 날 경우 대단히 중요한 통로임에도 불구하고 그 통로를 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노대통령의 발언을 보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어떤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정말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하는 엉뚱한(?) 의구심마저 드는 것입니다.

1. 먼저 김대중 전대통령이 길을 열어주면 노대통령 스스로가 살그머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그지없습니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의 복잡한 관계로 할 수 없었던 일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토록 궁금한 이유는 그 동안 노대통령이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은 거의 밀어붙여서라도 했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주변 국가들 때문에 못할 만큼 대단한 그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집니다.

2. 북한에 대해 전제없이 양보하는 이유가 북한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도 상당히 걸리는 부분입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으로 인해 불안한 국민들에 대해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궁금한 것입니다. 북한의 불신감 해소보다 현 대한민국 국민들의 불신감 해소가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인데 수많은 논쟁거리와 양극화로 불안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제쳐두고 북한을 신경 쓰고 있으니 노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헷갈립니다.

3. 한국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에 모든 것을 백지 상태로 할 수 없기에 원칙없이, 자존심 상하게 양보할 수 없다는 말도 영 이상합니다. 만약에 국민들의 그런 평가가 없다면 한국전쟁을 백지상태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혹시 그럴 수는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미 지금도 친북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고 보이는데 말입니다.

4. 개성공단을 열고 금강산을 개방했다는 것으로 북한이 변했다고 믿는 노대통령은 순진무구한 어린아이 심정이라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북한의 태도가 얼마나 조석변개했는지 우리는 충분히 겪어왔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연 것으로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단정짓는 노대통령의 태도는 이 분이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나라를 이끌고 있는지 의아하게 만듭니다. 일부러 속아주려는 것은 아니겟지요?

우리나라는 이미 주적 개념조차 흐려졌습니다.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분들의 피맺히는 절규소리마저 수구꼴통이라는 한 마디 말에 묻혀버리고 있습니다. 북한을 향해 무조건 포용하는 태도를 보여야 진보적이며 쿨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상한 대한민국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남침의 야욕을 버렸다는 확고한 증거조차 없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유비무환과는 거리가 먼 상태, 완전 무방비의 상태로 국민들을 비무장(?)시키려는 어떤 심각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며 답답한 마음을 추슬러봅니다. 국민 모두가 스스로 뽑은 대통령이지만 충분히 지켜보고 견제도 하는 장치가 필요한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런 우려의 소리가 수구골통이라는 말 한 마디에 묻혀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사입력: 2006/05/10 [10:1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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