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게 있음에도 욕 얻어먹는 교회
 
안희환 기자
안희환 기자
 
2006-05-18_AM_07_49_32.jpg


예수님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을 향해 교회의 빛이라고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인들이라면 교회생활에만 집중하고 세상 속에서의 삶을 방치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 속에서도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빛이라 함은 어두움과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어두움이 죄악과 타락과 이기심과 탐욕 등을 말한다면 빛은 성결과 경건과 사랑과 섬김 등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지만 생략하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삶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소망을 주고 사랑을 줌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그런 삶이 빛된 삶일 것입니다.

나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나름대로 많은 선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생각을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헌혈입니다. 한국종교사회윤리연구소가 1998∼2001년까지 종교별 헌혈 현황을 비교하였는데 개신교계 헌혈이 81.79%에 달했습니다. 카톨릭 원불교 불교의 경우 각각 10.54%,0.55%,0.86%에 그쳤음을 볼 때 개신교의 헌혈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지금도 개신교 계통의 헌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러한 행동은 수술을 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로 장기 기증 혹은 골수 기증입니다. 골수 기증의 경우 2000∼2002년 6월의 기록을 살펴보면 역시 개신교의 비율이 38%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에 비해 카톨릭은 7.84%, 불교는 8.81%입니다. 장기 기증자의 경우는 1991∼2000년 현황을 살펴본 결과 개신교가 65.4%로 역시 가장 많습니다. 그 외에 무종교 19.5%,불교 7.8%,가톨릭 7.3%의 순으로 집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셋째로 사회복지시설입니다. 개신교의 사회복지 시설은 288개로 카톨릭의 41개, 타종교의 16개보다 훨씬 많은 숫자를 보여줍니다. 비율로 따지면 개신교가 28%, 불교가 9%, 카톨릭이 4%, 기타 종교가 2%를 운영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사회복지분야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많은 부분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로 노숙자 지원단체 운영입니다. 전국 실직노숙자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가 2002년 4월 파악한 전국 노숙자 지원단체의 비울은 역시 개신교가 37%로로 가장 높습니다. 불교계가 운영하는 비율은 6.7%, 카톨릭은 5.5%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노숙자들을 높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 역시 우리나라 국민이며 돌봄의 대상이기에 방치할 수만은 없다고 할 때 교회는 큰 몫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속에서 교회에 대한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적대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분명히 세상 속에서 나름대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그 부분이 상당히 광범위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대한 칭찬의 소리보다는 비난의 소리가 더 많은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조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유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교회의 대사회적인 영향력입니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노출이 많이 되고 있다는 것이며 공격을 받을 여지를 더 많이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서 개신교인들은 상당한 위치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꼭 바람직한 현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둘째로 일부 개신교인들이 보여주는 추태입니다. 사람들에게 있는 특이한 사고방식 중 하나는 하나 혹은 일부가 잘못을 할 경우 그 사람이 소속되어 있는 전체를 다잡아 비난한다고 하는 점입니다. 예전 옷 로비 사건 때 그 중심인물들이 개신교들이었으며 그 때문에 교회 전체가 비난을 당하기도 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타락한 성직자들의 추한 모습입니다. 특별히 많이 알려진 큰 교회의 목회자들이 공금횡령이나 간음죄를 범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소식을 접할 때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 되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일반 사람들의 마음속에 분노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넷째로 안티기독교인들의 활동입니다. 조직적으로 단체를 결정하고 각 사이트별로 침입하여 개신교 흠집 내기에 열중하고 있는 안티기독교인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반기독교 시민연합이라는 단체는 회비를 걷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기독교 박멸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합니다. 비판도 아닌 박멸을 말하는 그들의 모습은 비정상적이지만 아무튼 그들의 꾸준한 활동은 개신교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데 일조합니다.

다섯째로 교회의 분열상입니다. 카톨릭의 경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데 반해 개신교는 개교회 중심적인 구조인지라 자주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특정한 사안에 대해 대처할 때도 반응과 행동이 늦을 때가 많으며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는다는 인상을 제거하지 않는 한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는 계속 바닥으로 내려앉을 것입니다.

여섯째로 능력을 잃어버린 교회입니다. 초대교회는 핍박을 받긴 했어도 그 안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인해 백성들이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교회를 두려워(긍정적인 측면에서)하는 경우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우습게 여긴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잃어버린 교회가 자초한 현실이라고 봅니다.

그 동안 잘하고 있던 일들은 계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며 더 확대하기도 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은 하나님 앞에 철저한 회개를 해야할 것이며 잘못을 고쳐나가기 위해 피 흘리듯이 싸워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자기의 집을 허무는 어리석은 사람이 없는데 스스로 교회를 허무는 어리석은 사람은 많아 보입니다.

설혹 교회가 잘하는 부분을 압도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 해도 잘못은 잘못이며 그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깨끗해져가는 교회를 만들어가야할 것입니다. 합리화나 변명, 책임회피와 책임전가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정 지도자들에게 모든 공을 떠넘기는 행위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들 모두가 회개해야할 사람들이며 비판받는 교회가 되게한 죄인들임을 깨닫고 먼저 회개하고 작은 부분이나마 삶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야할 것입니다.


기사입력: 2006/05/19 [12:5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