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팠던 사람, 빌리 그레이엄
 
안희환기자

한 우물만 팠던 사람, 빌리 그레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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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기독교 신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분이며 그의 리더십은 많은 이들에게 연구 대상이 될 만큼 탁월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을 처음 접한 것은 목사님이 한국에 방문하셔서 대규모의 집회를 인도할 때였습니다. 여의도 광장에 모인 엄청난 인파들 속에서 아직 어린 학생이던 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그때 들은 설교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는 것과 세상에 이렇게 넓은 시멘트(?) 바닥이 있구나 하는 감탄만이 기억날 뿐입니다. 그냥 맨 바닥에 앉을 수 없어서 신문을 깔고 앉았던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그 첫 만남(?) 이후로 나는 점점 더 많이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에 대해 듣게 되었고 참 매력적인 분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꺼운 데다가 자질구레한 내용까지 들어있는 것 같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전기를 읽었을 때 아마도 그분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빌리 그레이엄의 리더십 비밀]이란 책 역시 두껍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전에 읽은 전기보다는 잡다하게 여겨지지 않아서 좋습니다.


지금 써보고자 하는 것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나 일화가 아닙니다. 다만 목사님이 얼마나 한 가지 주목적(복음전도)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얼마나 그 목적(복음전도)에 집중하였는가를 주목하면서 그 부분을 내가 받은 도전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조금만 곁눈질해도 성공과 출세,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유혹의 상황들 앞에서 일편단심 한 우물을 팠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모습이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1.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좋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카리스마를 가진 분입니다. 그 덕분에 주목을 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영화 배급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로부터 영화배우를 하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물론 상당한 수익이 보장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그 제안을 분명하게 거절하였습니다. 인기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말입니다.


2.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1950년대 말에 연예계로부터 또 한번의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NBC 방송사로부터의 제안이었는데 상당한 조건들이 주어졌습니다. 그 당시에 인기 절정의 프로그램이었던 아서 갓프레이와 같은 시간대에 경쟁쇼를 진행해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큰 기획인 만큼 엄청난 수익도 주어질 상황이었는데 수백만 달러의 출연료를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목사님은 그 역시도 거절하였습니다.


3.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윌슨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출마에 대한 강력한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윌슨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것을 총출동해서 목사님을 돕겠다고 하였는데 목사님은 그것을 거절하였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에게 자신의 제안이 농담이 아님을 밝힌 윌슨 대통령은 재차 목사님에게 출마를 권했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결정은 단호하였습니다. 수년 전 우리나라 대선에 출마했던 모 목사님과 대비되는 것 같습니다.


4.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도 많은 신임을 얻었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을 곁에 두고 싶어했고 목사님이 원하기만 하면 대사직이던 장관직이던 어떤 자리라도 주겠다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사실 대사직이던 장관직이던 평생 하는 일이 아니니 임기가 끝나면 다시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타협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발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그런 것들에 한 눈을 팔지 않았습니다.


5.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에게 대통령에 출마해보기를 제안해 본 사람들이 여럿 있었던 것 같습니다. H. L. 헌트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명입니다. 헌트는 텍사스의 백만장자였는데 목사님이 대통령에 출마할 경우 그 대가로 6백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그처럼 지지하는 사람이 헌트 한 사람만이 아니었기에 충분히 유혹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이 역시 분명하게 거절하였습니다.


모든 상황들 속에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일에 집중하였고 사람들의 갈채나 인기, 돈과 명예에 의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모든 근사한 제안들 앞에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나를 설교하라고 부르셨습니다. 나는 평생 동안 다른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임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그 일에 모든 것을 걸었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생애는 순수하게 한 길을 걷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내게 가르쳐줍니다. 조금만 주변에서 치켜세우면 자신이 슈퍼맨이라도 되는 듯 나서보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나 자신도 그런 사람 중 하나임) 겸손하게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 그 길을 한 평생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사입력: 2006/06/17 [08:4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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