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상대로 무승부, 잘했다
 
안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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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가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나 역시 한국 사람인지라 한국인의 경기에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특별히 프랑스와의 경기는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이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러나 교회에 가서 새벽예배를 인도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경기를 보지 못하고 교회를 향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새벽예배를 인도하는 중에 보니 평소에 새벽예배를 잘 나오는 재신이라는 청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기말 고사 중이라 피곤해서 못 나왔나보다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고 월드컵 경기는 구경하느라 못나온 것이었습니다. 아직 기도회가 진행 중인 6시경 재신이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1:1로 비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재신이는 어지간히 기뻤던가 봅니다(나 역시도 기뻤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많이 보입니다. 어디에선가 응원하다 돌아오는 모습이었습니다. 여럿이서 그룹을 지어 다니기도 하고 연인끼리 오봇하게 다니기도 하는데 우리나라가 이렇게 축구에 관심이 많은 나라였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하긴 독일 경기장에서조차 붉은 물결을 볼 수 있으니 대단한 열정이긴 합니다). 그들의 표정은 기쁨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사실 경기에서 승리한 것도 아닌데 기뻐할 수 있는 이유는 객관적으로 볼 때 프랑스의 전력이 한국에 비해 월등하게 우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양국 전체 선수들의 연봉 비교를 보면 프랑스팀이 10배가 넘게 많습니다(그만큼 한국의 선수들은 프랑스에 비해 대접을 못받고 있습니다). 또 시합전 프랑스가 한국을 얼마나 무시했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프랑스가 자신들이 우습게 여긴 한국과의 경기에서 비겼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망신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기뻐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고 나면 많은 말들이 오고갑니다. 그중 하나는 잘못한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일인데 그것이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기도 하니 꼭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경기 과정에서의 모습들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결국 축구시합은 얼마나 골을 넣었느냐, 승패는 어떻게 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순탄하게 전진해가는 한국 팀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어차피 월드컵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승리하는 것이 낫고, 그 승리를 토대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16강, 8강, 4강 등으로 진출이 될 경우 그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유익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요.

아직 경기 장면은 들여다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가 방영될 것이니 시간 나는 대로 하이라이트 장면이라도 봐야겠습니다. 새벽부터 경기를 관람하느라 잠을 설친 많은 이들이 있을 것인데, 멋진(?) 무승부 경기를 보았으니 그것을 상기하면서 힘을 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업무 시간 내내 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0^).

기사입력: 2006/06/19 [10:19]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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