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이 호우 고립 주민 30여명 살렸다
 
황보문옥기자
집배원이 호우 고립 주민 30여명 살렸다
한 우체국 집배원이 집중호우로 고립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신기리 주민 30여명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강원도 평창은 15~16일 2일간 432㎜ 안팎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로 유실 및 전기·통신의 두절은 물론, 주택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한 특별재난지역이다.

평창우체국 김윤성 집배원(사진·37세)은 지난 15일 집중호우로 비상근무를 하던 중 산비탈에 사시는 부모님이 걱정되어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 후 우체국으로 돌아오던 중 진부면 신기리에서 게릴라성 폭우로 물이 불어 강을 건너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공장근로자, 마을 주민 등 30여 명을 만났다.

구조된 이미경(여)씨는 당시의 두려웠고 무서웠던 상황을 김윤성 집배원을 만나자 “이제 우리는 살았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설명한다.

김윤성 집배원은 진부면 신기리 등 인근의 모든 지역이 이미 집중호우로 도로가 파손됐고 주택 침수는 물론, 통신마저 두절돼 외부와의 연락이 불가한 매우 위급한 상황임을 판단하고 우선 주민들을 안전한 산길로 대피시킨 다음 상황을 살펴보았다.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더 이상 강을 건널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오직 주민들을 살려야겠다는 신념만으로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주민들을 데리고 산등성이를 넘어가기를 서너시간, 밤 11시40분경 마침내 진부면 송정리 마을회관까지 안전하게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뿐만 아니라 김윤성 집배원은 송정2리에 살고 계시는 노부부를 업어서 산사태로부터 구출해내기도 했으며 다리에는 온통 상처를 입었지만, 남을 구하는 보람이 더 크다고 말한다.

현재 김윤성씨의 집은 산사태로 매몰되어 가재도구 하나 쓸 수 없지만 누구보다  수해복구에 앞장서고 있고 많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윤성 집배원은 16년 동안 평창우체국에서 집배원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정신이 투철하며 평창지역의 특산물인 감자 팔아주기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어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본부장 황중연)는 살신성인을 발휘하여 지역주민을 구조한 김윤성씨를 표창하고 격려할 계획이다.

기사입력: 2006/07/24 [23:1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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