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노무현 대통령을 보며
 
안희환 기자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하는 일마다 안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꼬이고 또 꼬인 상황 속에 자꾸 자신을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가끔 의혹이 드는 것은 이런 현 상황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인식을 하고는 있는 것이며 그에 대한 반성은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일단 노무현 대통령이 수렁에 빠진 최근의 증거들 중 하나는 지방선거의 패배입니다. 한나라당 후보들이 간혹 자신들이 잘해서 많은 표를 얻을 기회를 포착한 듯이 기고만장해 있는 모습이 보기 싫기는 했어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감을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서울 구청장을 싹쓸이한 한나라당과 한 석도 건지지 못한 열린우리당은 너무나도 극명하게 비교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한 당이 망할 것처럼 표를 얻지 못한 일이 우리나라 역사에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독제시절의 야당도 아닌데 말입니다. 집권 여당이 이렇게까지 참패한 예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이때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처절할 만큼의 자기반성을 통해 새롭게 일어설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자신들의 실정에 땅을 치며 통곡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러는 사이에 한나라당의 몇몇 인사들이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소망을 안겨다주는 행동을 했습니다. 수해로 인해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시점에 골프를 치며 놀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고위관계자 조차 그 일로 인해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할 만큼 한나라당에 악재로 작용을 했고 열린우리당은 기회를 잡은 듯이 보였습니다. 당사자들을 강하게 징벌한 한나라당이었지만 왠지 모를 불안이 한나라당을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다른 때 같았으면 그 반사이익을 챙기고도 남았을 상황인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7.26재보선에서도 참패를 당하고 맙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역이던 민주당의 조순형의원의 당선은 그런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어주는 보색효과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모든 국민이 여당을 향해 등을 돌린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었습니다.

이때 이미 노무현 대통령은 목까지 수렁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공기 중에 떠 있는 입과 코 등의 호흡기관마저 수렁에 빠져버리는 정도에까지 다다르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의 측근인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비판 여론에 밀려 사퇴를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더 충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사퇴를 종용하던 사람들 중에 여당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하는 점입니다.

이 정도면 사면초가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외형상 끄덕도 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타고난 근성이 그토록 대단한 것인지, 아니면 될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 심정이 그런 모습을 보이게 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차마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싫은 자존심에 자신을 꾸미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저 정도의 맷집이라면 권투 선수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노대통령이 이미 늦어버린 지금이라도 자신만의 고집을 버리고 국민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며 야당을 정치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아무리 옳고 정당해보여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진정 국민들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헤아리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그 대안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 행동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날이 갈수록 지도자는 준비된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집니다. 소신도, 의욕도, 새로운 아이디어도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제안되고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면 나라는 구멍이 뚫린 배처럼 기울다 못해 가라앉아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나라가 법치국가이기에 법에 따라 주어진 대통령의 임기를 건드리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음 대선을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분석하여 준비된 사람을 지도자로 세울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통치경험도 있고, 공산주의의 간교함을 파악할 안목을 가지고 있으며, 여론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나라의 기울어진 경제를 회생시키며, 주변 국가들을 향해 소신있는 발언과 정책을 보일 수 있어야 하고, 대칭점에 서 있는 정치세력과도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면 연합할 줄 알아야하며, 자신의 배가 아닌 서민의 배를 채우고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 아닌 진정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칠 대통령을 꼭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할 것입니다.
기사입력: 2006/08/04 [09:4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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