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싱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며
 
안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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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니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옛 가르침을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빗살무늬토기 안에서 피자를 굽는 것만큼이나 어색한 일이 될 것만 같습니다. 그러면서 현 세상의 문화와 흐름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물음표를 자주 떠올리기도 하는 나라는 존재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한 100년쯤 전에 태어났어야 하는데 잘못 태어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다 문득 이제 겨우 중년을 향해 달음질해 가는 내가 이 정도일진데 이미 중년에 들어섰고 노년을 향해 질주하는 분들이나, 이미 노년에서 노년 저편을 향해 쏜살같이 뛰어가는 분들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날의 세상 속을 살아가지만 문화라는 땅에 발을 디디지 못한 채 허공을 떠다니는 분들이 많을 것만 같습니다.

10대 혹은 20대의 젊은이들이 볼 때 또 엉뚱한 내용이라고 여길지 모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피어싱에 대한 것입니다. 워낙에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사람인지라 화면 속에서 피어싱 한 사람을 볼 기회도 없는데 요즘엔 길거리에서 피어싱을 한 사람을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코에 장신구를 달았고 어떤 이는 쳐다보는 사람이 아픈 느낌이 드는 배꼽 주변에 피어싱을 하였습니다. 혓바닥에 피어싱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피어싱을 하는 이들의 주장은 그것이 일종의 패션이라는 말을 합니다. 또한 젊은이들이 자신의 피부를 이용한 예술적 표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돌파구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자신들의 행동양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꾸짖는 어른들을 향하여 반감을 표시하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피어싱이라고 하는 것이 또 다른 새문화로 자리를 잡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피어싱이라고 하는 것이 상당한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어싱을 한 부위를 씻지 않은 손으로 만질 경우 감염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피어싱을 만져야 한다면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은 후에 만져야 하는데 일일이 손을 씻는 작업이 불편한 젊은이들이 그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몸을 상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피어싱 중독도 있는 것 같습니다. 피어싱을 한 후 새로운 것을 바꾸고 싶어서 단기간에 다른 것으로 바꾸다가 탈이 나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옆구리나 등어리에 여러 개의 장치를 단 후 그곳에 끈으로 몸을 꾸민 경우도 보았습니다. 자신의 몸을 이용해 새로운 패션을 창출한 것이라 할지 모르지만 아름답게 보이기는커녕 끔찍하게 보였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몸을 가꾸는 것이 아니고 학대하는 것이며 일종의 피어싱 중독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종류의 글을 쓰다 보면 종종 부딪히는 반발들이 있습니다. 자기 몸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데 왜 간섭이냐는 논조입니다. 그저 자신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면 될 것을 왜 사사건건 나서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으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서로 어울려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입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현상이 퍼져나갈 때면 그것에 대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어린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들에 대한 반항, 혹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면서 자기 나름 대로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하게 되는데 그런 시도 중 하나로 피어싱을 하는 측면도 있다면 극구 말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 몸이지만 내 것만은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물려주신 소중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상처주거나 흠집내지 말고 소중히 가꾸는 것도 일종의 효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내면세계를 가꾸는 것에는 전혀 무관심 한 채 외모에만 집중하는 듯한 오늘날의 문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느낍니다. 책을 읽고, 묵상을 하고, 인격을 가다듬으며 풍기는 이미지를 아름답게 하려는 시도를 외모를 꾸미는데 쓰는 에너지의 반만이라고 활용한다면 내면성장의 큰 진보를 이룰 수 있으리라 여겨지는데 말입니다. 자꾸 잔소리꾼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은데 말입니다.  

기사입력: 2006/08/10 [09:4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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