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교체해야 하는 이유
 
안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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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서 결정적일 때도 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제 경우 운전 습관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 때문인데 제 차를 타면 너무 속도가 빠르고 회전을 과격하게 해서 불안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아무리 운전을 잘 한다고 한들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코 잘하는 운전이라고 할 수 없기에 내 운전 솜씨는 분명히 좋은 게 아니구나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특별히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속도를 내곤 해서 종종 날아드는 속도위반 고지서에 아내의 눈총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늘어난 액수가 저축이라도 부은 듯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저에게 누군가가 충격적인 이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며칠 전 국제기아대책본부의 이병호 대외협력부장님이 찾아왔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 사이이기에 즐거운 만남이 되었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운전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이병호부장님이 조금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준 것입니다.

이부장님이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속도를 과하게 내는 운전습관이 있었습니다. 티코를 타고도 130km이상의 속도를 내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위험하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빠르게 차를 몰고 다녔는데 그러다가 아이 하나를 치었다고 합니다. 아이는 많이 다쳐서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고 하니 참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아이의 미래를 치어버린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큰 사고를 경험하고 나서도 운전습관을 고치지 않고 여전히 빠른 속도로 차를 몰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앞에 가로막은 차를 비켜 빠르게 지나가려다가 반대편에서 오는 대형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가슴이 덜컹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사람을 태운 차가 아니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한 단체의 지도자는 어떤 면에서 운전자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홀로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사람을 태운 채 운전하는 사람 말입니다.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그곳을 향해 나아가야 하듯이 지도자가 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운전자가 언덕을 향해 차를 몰 때 그 차를 타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래를 향해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를 잘 뽑는 것은 모두가 평안하고 잘 살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며 최악의 지도자를 뽑는 것은 함께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극단적인 경우 함께 망할 수도 있는 최고의 방법인 것입니다. 사실 핸들을 손에 쥔 운전자라고해서 코스를 마음대로 정해서는 안됩니다. 버스든 택시든 타고 있는 승객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듯이 그 방향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진정한 지도자는 핸들을 쥐고 폭주하는 자가 아닌 함께 한 공동체를 섬기는 위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여정부를 보면서, 또한 그 수장을 보면서 운전자를 잘못 뽑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급브레이크를 밟아 앞으로 튀어나가다 다친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급가속하여 목을 다친 사람들도 있습니다. 손님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갑자기 회전하는 바람에 허리를 삐끗한 사람들도 있고, 요철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빨리 달린 덕에 머리를 부딪친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운전하면서도 자신만의 소신으로 운전을 잘하는 것이라며 당당하다는 점입니다.

정말 심각한 현실은 승객들이 서울 가는 차를 탔는데 부산으로 가는 정신 나간 운전자처럼 이 나라의 방향이 가야할 방향에서 돌이켜 결코 가서는 안될 왼쪽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틀어막은 채 지금도 방향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끝에 있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사람들의 우려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를 고용할 때 똑같은 종류의 사람을 뽑는다면 그때는 차가 전복되든 떨어지든 다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기에 어느 누구라도 할 말이 없어질 것입니다. 버스나 택시회사의 운전자는 사장이 고르겠지만 나라의 운전자는 승객인 국민들이 고르는 것이니 이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제대로 된 운전자를 뽑아야 할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자기 혼자 잘 달린다고 좋은 운전자가 아니며 정말 좋은 운전자라면 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그 몸을 안전하게 하며, 정말 가야할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야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장차 이 나라를 운전할 사람은 자기 임의로 나라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며 이 나라와 민족이 수많은 피와 눈물과 땀을 흘리며 지켜왔던 자유민주주의를 향해 대한민국을 끌고 가야할 것입니다.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채 비탈길을 질주하는 운전자를 지금 당장 끌어내면 모두가 끝이 날 수도 있으니 차가 언덕을 만나 잠시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었을 때(곧 그때가 오니)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승객들끼리 서로 싸울 것이 아니라 서로를 격려하면서 긴장을 낮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그 날이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 조금 더 인내하면서 말입니다.

기사입력: 2006/08/12 [09:1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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