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의 대중화 "바다이야기"
도박을 권하는 세상, 망국의 세상
 
송승호 기자
바다이야기, 강원랜드.. 이름만 들으면 놀이공원이나 대규모 횟집을 생각하기 쉽다. 사실 도박이라고 말하자면 집에서 식구들끼리 모여서 화투를 치는 정도고, 포카라든지 하는 것은 전혀 할줄 모르는 쑥맥인지라 도박과 필자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도박장이나, 드라마 "모래시계"에 나오는 고현정, 이정재, 최민수 정도가 고작 떠오르거나 열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또는 홍콩영화에 가끔 등장하는 주윤발이나 그런 배우들의 선상포커, 마작 등의 화면속 장면 정도만 상상되는 축이라 일자무식이다.

강원랜드

일체의 합법적인 도박장을 경원시 하거나 악의 소굴쯤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인간과 이 도박이라는 것이 땔래야 땔 수 없는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이라 누가 가로막든 어차피 존재할 것이라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과다하지 않는 정도의 게임이나 여가활용 정도로 머물고 특별히 산수좋은 곳에 마련된 강원랜드 같은 곳은 관광차원에서 즐기는 약간의 유흥정도로 그친다면 그 부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아량은 누구나 가질 것이다.

그러나 이 강원랜드의 카지노가 얼마나 커다란 폐해를 가져왔는지는 임 무수한 언론보도 사례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때 건전한(도박이 건전할 까닭이 없지만) 여가활용의 정도를 넘어선 것이라 비난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돈 잃고 목숨까지 끊어버리는 일도 허다하니 폐해가 너무나 크다.

그래도 이 강원랜드는 강원랜드의 인근 주민 여러분들이 아닌 다음에야 먼 길을 가는 수고로움이 필요하고 상당한 액수의 자금이 들어가니 피해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 여러분들과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는지라 직접 느끼는 폐해는 그다지 실감나는 장면들이 아니다.

바다이야기

술 좋아하는 필자는 처음에 이것이 무슨 대형 횟집인줄 알았다. 그나마 황라열 서울대 전 총학생회장의 스캔들이 있고서야 도박장인줄 알았지 아마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 지금쯤에야 비로서 바다이야기가 횟집이 아니라 도박장인줄 알았을 것이다.

동네방네 있는 도박장인데, 유사한 이름으로 무슨  상어이야기라는 도박장도 있고 보면 상당한 인기를 끄는 도박장이다.

대체로 사설 도박장이라 말하면 담배연기 자욱한 속칭"하우스"라는 도박판이거나, 여관방 잡아놓고 벌어지는 화투판 정도나, 종로나 영등포, 대방동쯤 나가면 즐비한 성인 오락실을 떠올리는 와중에 보기에도 산뜻하고 간판도 그럴싸한 이 바다이야기는 도박장으로는 가히 신기원을 이룬 셈이다.

TV경마장

이 문제의 도박장이 바야흐로 도박의 대중화와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하는 와중에 도박으로 인한 폐해가 일부의 경우가 아니라 누구나 당할 보편적인 일이 되어버린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용산에.. 그러니까 원효대교를 전자상가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과거에 상당한 규모의 TV경마장이 있었다. 이 경마장이 처음에는 진짜 경마장에서 이루어지는 경마가 중계되고 그곳까지 가지 않아도 편히 앉아서 경마를 보면서 약간의 돈을 내고 게임을 하는 곳으로 알았는데
 
당시에 87년 정도로 기억되는데 , 근방에서 갈비집을 운영할 때 자주 그곳으로 음식을 배달한 적이 있는데, 이건 아주 살림을 차렸는지 늘 오는 사람들이 오락이 아니라 거의 도박에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경마장과는 하등 상관없는 사설 경마도박장이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워낙 동네 주민 여러분들이고, 그 외에는 일정한 수입은 없으면서 요상한(?)방법으로 돈을 버시는 흔히 말하는 "양아치"들이 많이 있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

나는 그중에 돈을 땄다는 사람도 못 봤지만 제대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가정을 번듯하게 꾸려가는 사람도 본 기억이 없다.

바다이야기라는 이 도박장의 폐해는 깔끔한 여가로서의 오락이 아니라 도박의 특성인 돈을 딸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자꾸 부풀려주는 시스템으로 끝없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게 만들고 이윽고 나갈 때는 주머니가 휑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전이 생각나니 이거 그만둘 수 없어서 또 찾아오게 되는 것이고 기어이 밑천을 털려야 끝이나는 게임이다. 고래로 도박에 빠진 사람은 마누라나 자식까지 팔아먹는다는 말이 있고, 손가락을 도끼로 잘라도 끊을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폐해를 알면서도 이 친근하고 깔끔하기 짝이 없는 도박장이 성행하는 것은 자유라는 이름보다 소중한 상식을 무시한 행정기관의 책임도 크다고 하겠다.

단란주점

노래주점이라 이름의 단란주점이 처음에는 술먹고 노래하는 문화를 보다 가족이나 친구들 단위로 건전하게 즐기게 한다는 미명아래 동네방네 허가를 내준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목표달성을 했느냐 하면 엉뚱한 목표달성을 한 것인데, 약간 저렴한 룸살롱이 동네방네 들어오게 되었고, 차마 룸살롱에 가서 아가씨들 옆에 앉혀놓고 호기를 부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기꺼이 저렴하게 모신 것으로 목표달성을 한 것이다.

가히 술판을 적극 권장한 것도 모자라서 섹스가 가능한 퇴폐적인 술판문화를 행정당국이 선두에서 보급한 꼴이 되어버렸다.

이 바다이야기를 보는 필자의 시각은 그렇다. 행정당국의 모호한 처사로 도박의 보편화와 일상화를 만들어 버린 것은 물론이고, 서민 여러분들이 보다 편리하게 도박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돈이 많지 않아서 대형 카지노나 성인오락실에는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성인오락실의 음침한 분위기를 던져버리고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부담없는 도박의 세계로 진입하는 일대의 혁명을 이룬 것이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국가의체제가 붕괴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분위기에서 퇴폐적이고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고, 퇴폐적인 오락의 만연과 도덕적 타락에서 먼저 붕괴의 조짐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예를 로마제국이나, 우리 역사의 통일신라의 경우에서 목도하는 것이고, 조선말기에 권문세도가들의 앞장선 탐욕과 이기심등으로 나라의 재정이 고갈되고 국가체제의 근본을 망각한 행태들이 저절로 나라를 무너뜨린 예를 알고 있다.

그러므로 옛 성인들이 말하는 몸가짐이란 이런 탐욕과 퇴폐로부터의 엄격한 몸가짐을 강조하며 사회의 분위기가 그런 쪽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군왕들과 귀족들에게 권면하는 것을 책으로, 이야기로 보고 듣는 것이다.

이 도박의 일상화와 보편화는 탐욕과 퇴폐의 조장이고 망국의 조짐이 아닐 수 없다.

기사입력: 2006/08/21 [10:1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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