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법개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이중성
감세 하라는거요, 증세 하라는거요?
 
송승호 기자

한나라당이 감세를 주장하면서 세수는 줄일 수 없다는 이상한 딴지를 걸면서 자기도 자기를 알 수 없는 묘한 행보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부동산 거래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세 세수감소분에 대한 국세보전의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지방세법개정안 처리에 동의하지 않기로 했는데, 지방세법 개정으로 부동산 거래세율이 인하되면 지방세 세수가 줄어드는 만큼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기존 국세 가운데 일부를 지방세로 돌려 이를 보전해달라는 것이다.

세금폭탄론을 제기하는 등 부동산 거래세 인하를 공격적으로 주장했던 한나라당이 정작 그에 따른 광역자치단체의 세수 감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불가의 해프닝이다.
 
정작 국민 여러분들께 선거에서의 표를 얻기 위해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다가 막상 법안이 상정되니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무신 심산인지 알수 없다. 참고로 한나라당은 전체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2곳을 장악하고 있다. 
 
오죽 x소리면 한나라당에서 조차 이 x빠진 딴지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여당은) 또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욕을 할 것" "무조건 통과시키자" 고흥길 의원 "우리가 그렇게 세금폭탄을 외쳤기 때문에 이제 내리는 것은 무조건 환영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상배 의원

지방세 세수를 줄이자고 하다가 이번에는 국세를 돌려서 지방세로 바꿔서 보전해 주자는 발상은 감세를 하자는 것인지 증세를 하자는 것인지 한나라당의 정책에 대한 미련한 주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

세금을 줄이자는 말은 고금을 통틀어서 가장 일반 국민 여러분들에게 듣기 좋은 소리고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나라당은 그래서 그런 검증된 구호를 들어서 인기를 끌고자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막상 선거에서 이기고 보니 현실적으로 난감한 입장에 처한 것이다.

뭘 맘대로 하고 싶은데, 여기에 돈은 들어가야 할 것이고 막상 제금을 줄이자고 떠들었으니 그것을 그냥 뒤집을 수도 없으므로 아주 이상한 방법을 찾아낸 것인데, 국세를 통해서 감소된 세수를 보전하겠다는 것인데, 그게 국세의 쓰임새는 상관없고 자신들이 장악한 광역자치단체의 쓰림새만 중요하다는 것인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지방세법 개정은 자신들이 주장해온 것이라 반대할 수 없으니 이왕에 국세로 되어있는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돌리고 부동산교부세율 인상 등을 지방세 감소분에 대한 보전으로 처리하자니 꿩 먹고 알 먹겠다는 수작인지, 우리는 생색만 내자는 것인지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들을 그만 헷갈리게 만들기 바란다.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민 여러분들은 세금이 줄어들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필경 정부를 원망할 것이고,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서 생떼만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말을 했으면 책임을 지든지, 애초에 주장을 했으면 앞뒤를 분간하고 하든지 해야지. 일만 저질러 놓고 나몰라라 하는 것이 한나라당이 차기에 정권을 잡으려는 수단인지 한심한 일이다. 

세금폭탄이라는 보수언론의 기막힌 구호에 얼씨구나 동조하면서 국민들의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조세문제를 건드려서 이득을 보고는 막상 자신들에게 닥치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질 수 없다는 이런 한나라당의 행보는 책임정치라는 구호에도 걸맞지 않을 뿐더러 그야말로 조삼모사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기사입력: 2006/08/28 [13:5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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