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기만 한 여자는 사절!
[안희환의 추억여행] 예쁜 여자, 예쁘기만 한 여자
 
안희환 칼럼니스트

▲컴퓨터 미인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나영. 사진은 영화 아는 여자의 한 장면.     ©e조은뉴스

예쁜 여자를 싫어할 남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예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여자의 주가를 올려주는 요소 중 하나이며 보통의 남자들이 예쁜 여자에게 약한 것은 사실이기도 합니다.

어떤 여자들은 이런 남자의 속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면서 비난하지만 그것은 남자들에게 있어 본능에 가까운 것이기에 나무랄 성질의 내용을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결혼할 때 아내의 외모를 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외모만 본 것도 아니고요.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좋은 아내를 얻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했었고 나름대로의 기준도 설정해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어느덧 10년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내를 향해 마음이 열리고 애정을 느끼게 되며 마침내 다가가서 사랑을 고백하고 아내로 삼게 된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아내의 밝은 성격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많은 고생을 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기에 우울한 성격이었는데 아내는 밝고 명량해서 그 모습이 참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함께 있으면 우울한 마음이 싹 가시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먹구름 밑에서 비를 맞으며 사는 것을 기뻐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먹구름을 제거해주고 밝은 태양 앞에 서게 해 준다면 대단한 매력이 아니겠는지요?

둘째로 아내가 허영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판자촌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결혼할 시점에도 가진 것이 하나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 될 사람이 쇼핑을 즐기고 사치와 허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는 그런 아내를 뒷바라지 할 능력이 안될 뿐더러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상당히 소박한 스타일이었습니다. 비싼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요란한 악세사리를 착용하는 것이 아니고 비싼 음식을 탐내는 사람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셋째로 아내가 좋은 신앙의 바탕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사가 될 사람이었고 목사의 아내가 될 사람을 구할 때 신앙적인 요소를 빼놓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남편인 목사와 교회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줄 줄 알아야 하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위로해줄 줄도 알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목사나 성도들에게 필요한 신앙적 조언도 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아내에게서 그런 자질들이 보였던 것입니다.

넷째로 아내가 참 예뻤기 때문입니다. 뭐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제 눈에 아내는 예쁜 여자였습니다. 특히 웃을 때의 밝은 미소는 애간장을 녹게 만드는 마력(^0^)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도 제 아내가 꽤 예쁘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부분이 네 번째 요소가 아니라 첫 번째 요소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요소를 보았는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다섯째로 아내를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줍어하는 성격이었고 저 자신에 대해 그다지 자신감을 가지지 못한 측면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특별히 여자들을 대할 때 나타났는데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내게 어떤 여자가 관심을 보일까 하는 자격지심이 작용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내의 경우 아내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봐왔기 때문에 서로가 잘 아는 사이였고 숨기고 자시고 할 내용이 없었기에 참으로 편한 마음으로 대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여섯째로 서로의 나이에 대한 코드가 잘 맞았습니다. 제 경우에 동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연상은 질색이었고요. 나이 차이가 좀 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나이 차이가 적으면 잘 싸운다기에 더더욱).

그런데 아내는 반대로 동갑이나 나이 차이가 조금 나는 사람보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둘의 생각은 일치가 되었고 9살 차이나는 부부가 된 것입니다.

여러 가지 요소를 이야기했습니다만 결혼 후 10년 가까이를 함께 살다 보니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덜 중요한 것은 인물이고 더 중요한 성품입니다.

상대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상대방의 얼굴 모양이 아니라 상대방의 삶의 태도임이 분명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무리 예뻐도 사이가 나쁘면 꼴 보기 싫어지는 것이며 덜 예뻐도 마음이 잘 통하면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을 보니 사람의 눈이라는 게 참 요상한 것 같습니다.

조금 엉뚱한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얼굴 예쁜 여자가 결혼에 골인하는 확률을 더 높겠지만 얼굴 예쁘다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확률을 높여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내할 줄도 알며, 말하는 것에 마음을 기울여 경청하고, 남편의 기를 새워줄 줄도 알고, 따듯하게 안아줄 줄도 아는 그런 여자가 되도록 자신의 심성을 다듬어야 하는 것입니다. (남자 역시 여자의 입장에서 볼 때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도록 자신의 삶을 가꾸어나가야 하겠지만요).

예쁜 여자는 좋지만 예쁘기만 한 여자는 사절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기사입력: 2006/09/26 [10:36]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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