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제사상에 오를 미국산 광우병공포
협상도 없는 미국산 쇠고기수입,국민 생명권 내놓은 꼴
 
김영호칼럼니스트
▲8일 오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한미FTA 소비자대책위원회와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규탄 한미FTA 농민·소비자 기자회견이 열렸다     © 대자보
 
 "엄마! 광우병 걸린 미국소는 싫어요.."  
 美 쇠고기 수입 재개…내달 초 국내 유통 

 
  추석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제사상에 오를 모양이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파동이 일어나 그 해 12월 한국도 수입을 금지시켰다. 그런데 다시 수입 길이 열렸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광우병의 위험이 없어져서가 아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기 위한 4대 선결조건의 하나를 이행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가 수입을 재개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반대의견마저 무시하고 말이다.
 
 광우병은 인류가 일찍이 알지 못한 질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려 일어서려면 주저앉는 증상을 나타내다 죽는다. 사망율 100%이다. 소만이 아니라 사람도 감염된다. 가축은 물론이고 다른 동물도 걸린다고 한다. 병인을 모르니 치료법이 없다. 초식동물에 동물성 사료를, 그것도 동족의 살과 뼈를 먹여서 생긴 병으로만 알려졌다. 신이 내린 재앙이다.

 정부가 내세운 수입재개 이유는 생후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미국이 그후 반추동물에게는 육골분 같은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못하게 했으니 괜찮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 일본에서 출산 30개월 미만 소에서도 발병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 연령을 측정하기도 어렵단다. 먹이와 품종에 따라 치아마모율이 다르니 치아감별법도 신뢰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험성이 더 큰 뼈와 내장을 수입하지 않으니 안전하다는 투다.
 
 일본도 비슷한 시기에 수입을 금지했다가 다시 문을 연다. 그런데 일본은 30개월 미만에서도 병원체가 발견됐고 발병한 사례가 있다며 수입연령을 12∼17개월로 낮췄다. 일본은 발병국가인데도 더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낸 것이다. 공청회, 토론회, 설명회를 통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했고 내용도 공개했다. 그런데 한국은 공청회는커녕 전문가들의 논의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밀실에서 결정했다.
 
 미국은 한국에서 수입금지를 내려지자 즉각 통상압력에 나섰다. 2004년 1, 10월 미국 농림부 차관이 한국 농림부 장관을 만나 수입재개를 압박했다. 그 해 12월 쌀 시장 추가개방을 위한 한-미 농림부 장관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고 한다. 이 모두 뒤늦게 알려졌다. 이것을 근거로 2005년 6월 20일 한-미 재계회의에서 FTA협상 4대 선결조건의 하나로 쇠고기 수입재개가 합의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기밀로 붙여왔다. 국민의 생명권을 미국에 압력에 눌려 내놓은 꼴이다.
 
 지난 5월 24일 미국 상원의원 32명이 살코기뿐만 아니라 뼈, 내장도 수입하라고 압박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FTA 비준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한국대사에 보냈던 것이다. 8월 4일에도 상원의원 31명이 비슷한 서한을 노 대통령에게 보내 압력을 행사했다. 그런데 이 나라에는 제 나라 대통령에게 농업을 희생하는 FTA를 중단하라고 말하는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2003년 쇠고기 소비량은 39만t이었는데 그 중 절반이 넘는 20만t이 미국산이었다. 문만 열면 둑 터진 듯이 밀려올 판이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대자보]

기사입력: 2006/09/27 [10:15]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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