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출신에게 기관차 몰게 한 까닭은?
불법 파업에 맞서 합법적이면서도 획기적으로 대응
 
신혜식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9일 포항 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시장 재임시 지하철 파업을 잠재운 일화를 소개했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전 시장의 발언 전문을 소개한다.
 
“서울시에서 지하철 파업할 때 하루에 7백만 타는 지하철이 파업해요. 3일 파업해서 복종 안 하는 서울시장 없다고 했습니다. 7백만이 사흘 우왕좌왕하면 다 항복한다고요. 뒤로는 다 들어주고 앞으로는 이렇게 합의했다고 하고….
 
제가 기업하던 사람이 되어서 취임하고 고칠 방법이 뭔가 고민을 계속 하는데 없더라고요. 간부들 다 불러서 내가 한 달간을 지하철 파업 고민하다가 방법 하나 냈다고 했어요. 공직자들이 속으로 웃더라고요. 무슨 방법이 있느냐고….
 
(내가 그랬어요.) 간부 여러분이 기관사 훈련을 받으라고. (웃음) 농담하는 줄 알아요, 이 사람들이. 진담이거든요? 어떤 공직자가, 우리가 행정고시 합격해서 기관차 몰게 되었습니까? 해도 해도 너무 하다고 합디다.
 
공무원 존재 이유가 뭡니까?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예요. 그래서 안보와 재산보호가 중요한데 지금은 안보도 흔들흔들, 재산도, 두 가지 의무 다 못하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여러분 훈련하자고, 119 소방대원에게도 지시했어요. 119는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공무원 이리 핑계, 저리 핑계. 기관차 어떻게 운전 하냐고….
 
자동차 운전보다 쉬워요. 승용차는 사람 피하지 신호등 피하지. (기관차는) 레일위에 그냥 가요. 자동이라고.
 
2달 간 설득 시켰어요. 2달 만에 연습에 들어갔어요. 1년 반 지나고 난 다음에 파업이 생겼어요. ‘이명박! 너, 한 번 봐라’ 하고 파업했어요. 내일부터 파업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호차 아무개 과장, 119 누구 타임테이블 쭉 짰어요.
 
지하철 파업한다고 했는데 시민들은 몰랐어요. 파업한다는데 지하철 움직였어요. (그런데) 중대한 변화가 하나 왔어요. 지하철 발자국(승강장에서 멈춰야 하는 위치)이 있는데 지하철 문이 꼭 앞(지나가서)에 가서 열려.
 
그런데 간부는 간부에요. 이틀 사흘 가니까 정확하게, 갈수록 좋아져요. 8일 되니까 노조가 자기네끼리 싸움이 붙었어요. 3일 만에 해결된다더니 뭐냐? 우리는 갈수록 잘 하는 거예요. 8일 만에 항복했는데 20명 해고하는 조건으로 받아들였어요.
 
그 후에 연습하라 한 마디도 안 했어요. 모니터 해 봤더니 이상한 변화가 왔어요. 말도 안 하는데 더 열심히 연습합니다. 그 전에 파업하면 노조 간부 찾아가서 부탁하고 사정하고, 그것보다 운전하는 것이 훨씬 자존심이 살고(박수).
 
서울에는 이제 지하철 파업이 없습니다. 그 대신 저 사람들은 이제 파업해도 안 되니까 어떻게 하나 고민할 테니까 이럴 때 더 대화하라고 했어요. 지하철 노조가 민주노총 발상지인데 제가 서울시장 그만 두기 전에 30 몇 년 만에 온건노조 탄생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처음이에요.
 
정부가 원칙 안 지키고 민간 기업에게 어떻게 하나는 겁니까?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간부가 협조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 시민 위하는 일이다. 각자 존재 이유. 국가가 할 일 잘 하고 기초 질서 지키면 그 바탕 위에 대한민국 잘 되게 되어 있어요.”
 
이와 관련, 이 전 시장 캠프인 ‘안국포럼’에서 일하고 있는 강승규 전 서울시홍보기획관은 “당시 파업이 대부분 불법파업이었고, 이 전 시장이 불법 파업에 맞서 합법적이면서도 획기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독립신문]

기사입력: 2006/10/01 [11:22]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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