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답답한 여섯 현상
 
안희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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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드러나는 몇몇 모습들을 보면서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이 왜 그리 하나같이 갑갑하게 드러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아니 인간 군상들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라 단위로 일어나는 현상들이니 말입니다.

1. 북한

가장 갑갑한 것은 역시 북한입니다. 북한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입니다. 통제가 안 되는 불량 아동처럼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북한을 보면 참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무서운 시대인데). 어차피 경제적인 면에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막가봐야 별 손해 없다는 식의 판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감하게 핵실험을 하는 북한을 보면 정말이지 간이 배밖에 나왔다는 생각뿐입니다.

2. 일본

일본의 태도 역시 못마땅하기는 매일반입니다. 일본은 지금 물 만난 고기입니다. 대북제재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미국 측이 요구하기도 전에 여러 측면에서 협력을 한다고 방방 뛰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군비증강이라는 자신들의 야망을 실현하고자 안달이 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경제력은 뒷받침되는데 주변국들의 이목 때문에 군비 증강을 못하고 있다가 북한의 위협을 극대화시키면서 군비를 증강할 수 있는 명분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3. 미국

사실 미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한 면에서는 씁쓸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왜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해도 되는 것이고 다른 나라들은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핵의 위험성을 알기에 핵의 확산을 제재한다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그렇다면 미국을 포함한 핵보유국가들도 핵을 없애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는 않습니다. 자신은 괜찮고 남은 안된다는 발상이 놀랍습니다. ‘강자는 늘 옳다’라는 이상한 논리가 통하는 국제사회입니다.

4. 중국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이야말로 북한의 최고 우방이라고 자부했는데 그것이 분명하게 부인된 듯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에 대한 애정과 미련을 못 버리는듯합니다.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해 처음부터 쐐기를 박는 모습을 보면 말입니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중국이 북한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않았다면 남북문제는 더 수월해졌을 것이라는... 북한을 잃으면 이용해먹을 대상을 잃는 것이니 큰 손해가 되리라 생각하는 중국일 것입니다.

5. 한국 정부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정부 태도에 진절머리가 납니다. 지금 햇빛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정신을 놓고 있다가 뒷통수를 맞는 모습은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늘 끌려 다니는 한국 정부가 아닙니까? 북한의 필요는 다 채워주고 정작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제대로 얻어내지도 못하면서 웃음거리가 되다가 이번에는 핵폭탄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대한민국 정부, 장하다고 칭찬이라도 해야 할 모양입니다.

6. 한국 국민

북한의 핵실험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잠간의 순간을 제외하고 한국 국민들의 모습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듯합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눈앞의 현실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그것을 해결하는데 인생을 걸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나라가 절단나면 일상적인 삶도 끝이건만 안보의식 부재를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 아니라 자나 깨나 북한 조심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현 상황에서 북한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기회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야 합니다. 이상하게도 친북인사들의 입김이 강해진 우리나라의 모습입니다. 6.25라는 민족의 아픔이 마치 구석시대의 사건이라도 되는지 까마득한 옛일로 간주하는 풍토를 보면 한탄이 일어납니다.

기사입력: 2006/10/17 [09:4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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