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가 너무 피곤합니다
‘자연을 그대로 놔두세요’
 
호남 편집국

 
목포가 너무 피곤합니다.
45년여만에 고향에 내려온 현 시장님께서 목포의 체질개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님께서는 목포에 그런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밝아져라’하고 말입니다.

‘목포의 눈물’ 가사가 너무 어두웠을까요.
아님 목포에 근 반세기만에 내려오면서 뼈대신 무엇을 남기고 싶은걸까요.
하기야 1년임기동안 재선을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보여주는 행정아닐까요.

그래서 ‘빛’을 선택하신 것 같습니다.
시민들이 빛을 보지만 그뒤에 감춰진 어둠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재선의 영광을 안으셨습니다.
유달산에 왜 조명을 키셨나요.

자신의 집을 누군가 손전등을 켜고 주시하고 있다면 얼마나 섬뜩할까요.
목포시민의 혈세를 담당하는 은행에서 시민을 위해 보답하는 차원에서 기금을 내놓았는데 시민은 없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수없는 매미들이 ‘자연을 그대로 놔두세요’ 시위를 하다 조명의 힘에 스러져가기도 했지요.

혹시 이런 얘기는 들어보셨는지요.
유달산에 계시는 산신과 귀신들이 조명 때문에 밤낮 잠을 잘 수가 없어 목포시내를 배회한다는 말 말입니다.
웃고 넘길수도 있지만 이 말에는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루미나리에 거리로 나가보겠습니다.
원도심 활성화 차원이지요.
하지만 시장님께서 평일 8시가 넘어서 어떤가를 보셨습니까.
얼마나 한적하고 평온합니까?
하기야 시장님께서 오거리의 추억과 차안다니는 거리를 보셨어야 말이죠.
간판이 불빛에 가려서 보이질 않는데요.

흔히 하는 말로 전기세도 나오질 않습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대형건물 공공건물에 불을 밝히기로 나섰지요.
전기세는 누가 냅니까?
외국의 다른 도시처럼 시에서 부담해 줍니까.

큰 길가에 있는 건물은 그나마 조명을 켜도 좋다고 합시다.
근데 후미진 곳에 있는 건물은 불을 켜야 합니까.
자동차 5부제 에너지 절약정책이 목포와는 무관한 것입니까.
그런데도 목포시는 조례로 정하고 앞으로도 확대한다고 합니다.
혹시 차기 시장님께서 조명을 싫어하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장님께서 옷자락 붙들어 매면서 제발 자신이 세웠던 치적을 없애지 말라고 애원하실 겁니까.

뼈를 묻는다고 해놓고선 그리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면서 누누이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시청 고위공무원들은 시장 재선뒤 외달도에서 마신 폭탄주 충성맹세를 지키기 위해 가타부타 말을 못하고 연신 허리만 굽신대고 있는 지요.
시민이 없는 정책, 참 해도 너무합니다.
참 고하도 얘기를 빼놓았습니다.

황포돗대와 고도설송, 용당귀범 등 목포의 자랑이었던 고하도입니다.
조명을 설치하면서 얼마나 망가졌습니까. 가보셨는지요
목포 팔경중에 하나 용당귀범은 무엇을 뜻하고 있습니까.
만선의 기쁨도 있지만 여기에는 목포의 낙조가 있습니다.
서해안의 낙조는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낙조대도 설치했습니다.

지금은 낙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도 전에 고하도에 전등이 켜집니다.
낙조의 여운이 채 사그라들기 전에 말입니다.
목포는 그래서 피곤해 집니다.
더 이상 피곤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사입력: 2006/10/31 [10:2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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