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독거노인 위안잔치
의왕 여성단체협의회
 
의왕 정진희 기자
ⓒ 김재경
13일 오전 10시 의왕시 주주부페에서 의왕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독거노인 위안잔치가 열렸다.

의왕시 가수 최영화씨가 메마른 어르신들의 마음 밭을 촉촉이 적시며 열창하자 어르신들은 일제히 박수로 화답하며 즐거워한다.

최씨가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관중석을 누비며 유연한 끼, 춤동작을 발산하자 어르신들의 입가에는 저절로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흥겨운 나머지 더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춤을 추기도 했다.

ⓒ 김재경
이웃사랑 봉사단 이희숙 회장은 "우리민족의 한을 담은 아리랑은 언제 들어도 좋다. 외국에 나갔을 때 러시아 벌판에서 한국의 자손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부른 아리랑의 곡조는 지금처럼 부드럽지가 않았다"며 즉석에서 한을 토하는 아리랑을 열창,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회장은 "10년 전 어머니가 돌아 가셨는데 지금도 경로잔치에 가면 눈물이 나온다"며 "어르신들도 자식에게 효도 받을 생각보다는 베푸는 삶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 김재경
"꽃을 찾는 벌 나비는 향기를 쫓아 날아들고 황금 같은 꾀꼬리는 버들사이로 왕래한다. 니나노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아 얼씨구 좋다."

경기소리보존회 진희경씨는 태평가와 청춘가를 부르며 민요를 아시는 분들은 따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언제 들어도 흥겨운 우리가락은 박수와 함께 어르신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이어서 황찬길 화백과 그의 딸 희숙(안양대4년)양의 진기 명기한 마술쇼가 펼쳐졌다.

ⓒ 김재경
희숙양은 "즐거우셨지요. 귀가 즐거웠던 음악에 이어 이젠 눈으로 보는 마술입니다. 운곡 황찬길, 저희 아버님은 그림을 그리는 화백이지만, 어르신들과 즐기는 것이 좋아 마술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며 톡톡 튀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황 화백은 불붙은 부채 살을 들고 출현, 금세 붉은 보자기로 변하고, 그 보자기 속에서 흰 비둘기가 날아오르고, 그 비둘기가 거위로 변하고… 숨조차 크게 쉴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다.

이어서 희숙양은 마술과 접목된 신세대의 유연한 춤동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 김재경
숨 가쁘게 이어진 기상천외한 마술이 끝날 무렵, 황 화백은 한 가지를 가르쳐 주겠다며 보자기와 끈 마술을 시연했지만 어르신들은 그저 신기하고 아리송할 뿐이다.

즉석에서 냅킨을 갈기갈기 찢어서 조물조물 뭉쳤다. 그리고 냅킨을 펼치자 언제 찢었느냐는 듯 말짱한 종이가 나왔다.

황 화백은 "여러분! 105세까지 사시라고 조화를 부리겠다"며 빈 통을 들었다. 빈 통을 흔들자, 화려한 꽃이 피어오르고… 어르신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해 한다.

황 화백도 흥겨운 나머지 즉석에서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르며 관중 속으로 다가가자, 마술만큼이나 큰 호응으로 어르신들은 황 화백을 반겼다.

황 화백은 즉석에서 조정순 여성단체협의회장에게 노래를 청했다. 조 회장은 "만수무강을 비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를 부르며 잔잔하게 어르신들의 마음을 읽었다.

ⓒ 김재경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즐비하게 차려진 뷔페 음식을 들면서 흡족한 표정이다.

오전동에서 온 한 할아버지는 "재미있는 공연도 보고 만난 음식도 먹고, 맨 날 오늘만 같았으면 얼마나 좋겠어"라고 말했고, 내손2동에서 온 할머니는 "음식은 맛있는데 이가 시원찮아서… 내년에도 건강해서 또 오고 싶어"라며 즐거워했다.

조정순 회장은 "이 행사는 지난 6일 의왕여성단체협의회에서 차와 다과 판매 수익금으로 마련되었다"며 "전에는 독거노인들의 나들이 행사로 일관했었는데 힘들어하는 일부 어르신들이 계셔서 위안잔치로 바꾸게 되었는데 아주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위해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 김상진 소장이 금일봉을 보내왔고, 새마을금고 이병례 이사장은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며 방한조끼를 기증했다.

농협중앙회에서는 비누세트를, 필 하우스는 양말, 선우나이스와 삼성전자는 대형타월을 기증. 돌아가는 어르신들의 발길을 풍요롭고 흡족하게 했다.
 
사진 설명
1-마술에서 나온 꽃과 축하메시지
2-마술에 푹 빠진 어르신들
3-마술을 선보이는 황 화백
4-열창하는 경기소리보존회 민속가수
5-노래하는 의왕시 최영화 가수 .
6-어르신들의 도우미, 여성단체 회원들.
기사입력: 2006/11/14 [17:4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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