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공룡 포털의 꼼수, 최후는?
‘아웃링크’ 미끼 던지고, 편집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포털
 
박지영 기자

 KBS가 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뉴스동영상 공급을 중단했다. 방송사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고, 효과도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KBS는 자사 홈페이지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아웃링크(마우스로 누르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의 기사로 이동하는 것)방식을 제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영상 저작권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던 MBC도 네이버에 뉴스동영상 공급 중단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도 이달 중 계약이 만료되면서 재계약 여부와 관련해 언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막대한 언론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포털 뉴스도 그에 대한 법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불거지자, 포털들은 빠져나가기 위해 언론사에게 미끼를 던져놓고 이른바 ‘윈윈 전략’이라며 유혹하고 있다. 사업 방향은 그대로 유지한 채, 법적 책임만을 교묘히 피해가려는 조삼모사식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포털 뉴스의 편집기준과 공정성에 대한 지탄이 이어지자, 네이버는 검색으로 잡힌 기사에만 ‘아웃링크’하는 방식을 1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뉴스 메인 페이지와 분야별 뉴스 등 편집한 뉴스 등은 배제 됐다. 바로 메인페이지 뉴스들은 여전히 네이버가 편집하고, 자사 서버에 그대로 담아두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또 이달 21일 부터는 뉴스 메인에서 네티즌들이 직접 4개 언론사를 선택하면, 메인 화면 뉴스박스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뉴스박스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등에서는 ‘언론사 줄 세우기’ 전략‘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는 반면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신문사들은 자사의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이 같은 계획 발표 후, ‘인터넷기자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치권의 포털 규제 움직임 속에 나온 네이버의 뉴스서비스 개편안은 포털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자체의 반성과 진지한 고민보다는 외부의 비판과 사회적 압력에 따른 자구책”이라며 “눈 가리고 아웅하기 식 발상”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인기협은 또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안은 조중동, 연합뉴스 등 유력 언론사 위주의 포털 뉴스 서비스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사 자체 편집권에 의한 포털 뉴스 아웃링크제 도입은 거대 언론사간의 속보성, 선정성, 이슈 경쟁을 가속화하고, 언론사와 뉴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확대시켜 미디어 양극화를 심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네이버는 ‘24시간 안내센터’신설과 ‘이용자 위원회’발족 등을 골자로 한 뉴스서비스 개선안을 지난 9월 발표하기도 했다. 포털 뉴스의 비판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어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편집기준을 밝히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도 답변조차 거절한 포털들이 과연 스스로 공정성을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미디어다음도 이달 19일부터 11개 주요 언론사에 한해 아웃링크를 강화하는 등 탑뉴스 서비스를 도입한다. 미디어다음은 또 지난달 28일, 25여개 언론사를 제주도에 위치한 다음 미디어 글로벌센터에 초청해, 기존 뉴스제휴 이외에 콘텐츠 공동발굴과 해외 및 기획취재의 자금을 지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한편 포털들은 KBSi, iMBC, SBSi 등 방송3사의 동영상까지 불법으로 삼키려고 하다가 급기야 제동이 걸렸다. 방송3사는 불법동영상을 게재하고 있는 국내 웹하드, P2P, 동영상 포털·모바일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드라마, 영화 등 방송콘텐츠의 저작권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과연 포털이 제시하고 방안이 언론사와 상생하는 길인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편집권 남용, 광고 독식, 저작권위반 등으로 언론권력을 키워 온 포털이 언론시장에 미친 파장은 엄청나다.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제 반토막 난 언론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포털 제자리 찾아주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빅뉴스]
기사입력: 2006/12/04 [12:4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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