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흔들지만 말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
 
안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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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삼성만큼 여론의 조명을 받는 기업도 없을 것입니다.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를 당하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삼성이 워낙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묘한 분위기인데 잘 나가는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해 비판적인 안목이 너무 강하다는 것입니다. 존경받는 부자나 기업이라는 개념이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많이 가졌고 영향력이 워낙 크다는 이유만으로 난도질을 당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삼성이 다 잘한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의 문제점이 하나도 없다거나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인정할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아쉽다는 것입니다. 정도 이상으로 가해지는 비판들 속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간과되고 있으며 분명히 이 나라에 공헌하고 있는 바가 큼에도 불구하고 그 공헌이 가볍게 취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삼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뿐더러 일가친척을 살펴보아도 삼성과 관련된 사람이 없습니다(아는 한에선). 다만 이 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 경제에 큰 몫을 감당하는 삼성을 필요 이상으로 흔드는 것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은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몇 가지 삼성에 대한 변명을 하고자 합니다.

1. 삼성의 무노조


삼성엔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흔한 노조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삼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별히 다른 기업의 노조원들이 삼성을 무노조 기업이라며 강한 비판을 하고 있는데 남의 집에 가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격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노조의 가장 큰 주장은 임금 인상일 때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대의명분을 내놓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노조도 이기적인 조직인 것입니다. 그런데 삼성은 직원들에게 이미 높은 액수의 연봉을 주는 곳이기에 부러움을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그들의 복지에 힘을 쓰고 있는 회사라면 구태여 노조를 만들 이유는 없을 것인데 왜 무노조라는 것을 가지고 걸고 넘어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2.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이건희 회장은 삼성 내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귄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리스마가 얼마나 대단한지 어떻게 보면 일인 독재라고 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권위 자체가 흔들리는 요즘 세상에서 그와 같은 이건희 회장의 모습은 눈에 거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도 없을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휴대 전화기의 ‘통화’와 ‘파워’ 버튼은 숫자 버튼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건희 회장이 숫자 버튼 위로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 덕분에 한 손으로 전화를 걸고 받는데 더욱 편리한 휴대폰이 되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그 방식을 따라간 것은 오늘날의 휴대폰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일방적인 지시로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측면이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없이 오늘날의 삼성이 가능했을까 하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3. 총수 일가의 지분 문제


시민 단체들에서 삼성을 비판하면서 자주 들고 나오는 주제는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지분에 비해 이건희 회장이 너무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총수일가 지분 4.4%, 가지고 있는 의결권 31.1%. 따라서 26.7%의 괴리도를 가지고 있다고 함). 따라서 그 권한을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민단체의 지적은 일부 옳고 일부 그릅니다. 옳다는 것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적다고 하는 점인데 4.4%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그르다는 것은 지분이 많고 적고를 떠나 경영권을 주는 것은 주주의 몫이고 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현 경영자가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권한을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면 주주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과 표대결이라도 벌일 수 있는 것인데 주주들 스스로가 신임하고 인정하는 상황 하에서 외부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우습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인재를 중시하는 삼성


삼성의 강한 장점 가운데 하나는 인재를 중시하는 정책일 것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을 운영해나가는 것은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조직을 이끄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데 그런 면에서 인재를 구하려는 삼성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이고 그 결과가 오늘날의 삼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삼성은 능력이 되는 사람의 경우 그에 맞는 영향력을 주고 연봉도 상당 수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핵심인력의 경우 S(Super), A(Ace), H(High Potential) 등으로 구분하여 특별관리를 하는데 그 대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합니다. 인재를 얻기 위해 계열사 사장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핵심인재를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핵심인재가 특별한 사유없이 회사를 그만 두게 되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니 얼마나 인재를 소중히 여길 지 알 수 있습니다.

잘하는 것을 잘한다고 칭찬하는 것에 아직은 인색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기업인들이 존경스럽게 생각됩니다. 잘못된 점은 비판해야 할 것이고, 법적인 면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그에 대한 조치도 취해야할 것이지만 과도한 비판과 제약은 활발한 기업 활동에 브레이크를 거는 격이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히고 공격을 받는 환경 하에서 누가 기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삼성 때문에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올라가는 측면도 많은데 잘하고 있다고 박수라도 한번 쳐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기사입력: 2007/01/18 [11:33]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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