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대능원인가? 대릉원인가?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을 향해 대능(大陵)위에 서다.
 
박선협大기자

대릉원(大陵苑)만 있고 "대능원"은 없다?
경주 천마총을 둘러싼 고분군을 부르는 표기가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경주시내의 모든 표지는 "대릉원"으로 통한다.

이것을 관장하는 경주시 문화재과도 논의를 거듭한 끝에 그렇게 정했다는데 "언제 어떻게 정했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이틀이 지나도록 그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어문을 연구하고 이를 펴고 있는 "국립국어연구원"은 왠걸 "대능원"이 맞는 것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표기해 놓고 있다. 그리고 23일(9월) 그것을 확인해 주었다.

고명하신 분들이 모여 "대릉원"이라 표기하고 "대능원"이라 부르기로 한다는 절충방식을 채택했다면 그도 일리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네티즌 여러분! 자~ 대릉원, 대능원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도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옳을까요?국가의 공식기구가 표기한 것을 지방에서 자유대로 고쳐서 사용하거나 투표로 정한다면 세금을 축내가면서 "표준국어大사전"을 편찬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어 어쩐지 갑갑한 생각을 지울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능원지기"를 앞세우고 그 고분군 중에서도 가장 높다는 "대능"에 올라 신라의 혼이 깃든 경주 별을 향해 소리쳐 물어 보았습니다.
"대능원 나와라!
"대롱원 나와라!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입니다. 필경 어느 쪽을 부르는지 몰라 서로가 얼굴을 마주보며 어리둥절해 한것은 아닐런지요. 경주시내를 멀리서 바라볼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집들 사이로 우뚝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고분들입니다. 지금부터 천년도 더 넘는 시절에 살았던 옛 사람들과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 한데 어울려 있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감이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경주의 고분들이 평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당시의 다른 지역들과 견주어 특이한 점입니다. 남산의 북쪽에서부터 국립경주박물관(國立慶州博物館) 자리와 반월성(半月城)을 거쳐 황오동(皇吾洞), 황남동(皇南洞), 노동동(路東洞), 노서동(路西洞)으로 이어지는 평지에는 고분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약 12만 5,400평의 평지에 23기의 능이 솟아있는 황남동의 대능원(大陵苑)은 고분군(古墳群)의 규모로는 경주에서 가장 큰 것입니다. 경주시내 한 가운데에 있어 찾기도 무척 쉽습니다.

큰 나무 없이 잔디가 잘 입혀져 있어 동산같이 여겨지기도 합니다. 1970년대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공원화하기 전에는 멀리서도 황남대총(皇南大塚)의 우람하고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으나, 담장을 둘러치고 무덤 앞까지 주차시설을 만들고 무덤 안 길을 닦는 바람에 옛 정취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대능원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내부가 공개되어 있는 천마총(天馬塚)과 이 곳에 대릉원이라는 이름을 짓게 한 사연이 있는 미추왕능(未鄒王陵), 그리고 그 규모가 경주에 있는 고분 중에서 가장 큰 황남대총 등입니다.

남아 있는 23기의 능 말고도 무덤 자리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봉분이 있는 무덤들만 남겨두고 모두 지워버렸다고 합니다.

기사입력: 2004/09/2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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