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간의 기억이 지배하는 곳 <버터플라이 임팩트>
당신의 기억은 그곳에 있는가?
 
김기영기자



과학은 뇌를 제외한 DNA의 비밀을 밝혀냈다.
뇌의 신비는 언제 밝혀질 지 모르지만, 의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신비가 밝혀지는 날, 인간은 신과 만날 것이다.

영화 <버터플라이 임팩트>(감독/에릭 브레스, J. 마키에 그러버, 제작/New Line Cinema, AOL Time Warner, 주연/애쉬튼 커처, 에이미 스마트, 에릭 스톨츠, 윌리암 리 스콧)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에반(애쉬튼 커처 분)은 어릴 적 친구들과의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가 정신병자며 죄수라는 가정 환경으로 인해 주위의 시선이 항상 탐탁치 않은 어린 소년.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가지만, 아버지는 수갑을 찬 채로 아들의 죽이려 한다.
에반은 그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성장한다. 6년 후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 두 명의 이웃을 살해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 겪는 여자 친구 케일 밀러(에이미 스마트 분)와의 사랑.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춘기를 보낸 에반은 그렇게 어른이 된다.

그러나 폭풍 처럼 지나간 기억들이 어느 날 에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데...제목 <버터플라이 임팩트>는 "나비효과"를 말한다.
"나비효과"는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변화가 증폭되어 폭풍우가 된다는 이론.

세계는 지금 "나비효과"라는 힘의 한 복판에 있다.
디지털과 매스컴이라는 두 가지의 혁신적인 문명으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고 있다.
그로인해 세계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여 생긴 변화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영화 <버터플라이 임팩트>는 그런 현상들을 한 남자의 삶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인간 문명의 발전이 인간을 진화시켜, 신의 영역을 침범하여 되돌릴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지금도 진화를 계속하고 있음을...

당신의 기억은 그곳에 있는가?
인간은 자신의 뇌를 죽을 때까지 5%도 쓰지 못한다고 한다. 그럼 95%의 뇌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100여 년의 삶 속에 무수한 기억이 스쳐 지나가고, 저장된다. 하지만 전부를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어머니 자궁 속에서의 기억은 왜 기억 못하는가.
그곳에서도 분명 생명이 있고, 기억은 존재해야 할텐데...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은 스스로 기억하는 것일까, 신이 심어주는 기억일까.
인간의 역사는 늘 신과 인간에 대한 질문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누구라도 그 진실을 밝힐 수 없다.

영화 <버터플라이 임팩트>는 인간의 뇌가 기억하는 것들을 꺼내어 다시 재기억할 수 있는 메모리라고 말한다.
지우고 싶은 기억들, 기억하고 싶지 않는 기억들을 다시 되감아, 또 다른 기억 장소에 기억한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런 현상이 가능한것인가.

인간의 기억은 세월이 가도 그대로 그곳에 있다.
감독은 그 점을 소재로 삼은 것이다. 누구나 존재하고 항상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는 "기억"이라는 코드를 통해 관객의 뇌를 자극한다.

스산한 바람이 부는 11월, 우리 심장과 뇌를 깨워 줄 한 편의 SF스릴러를 감상하는 것은 어떨지.
기사입력: 2004/10/2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