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족평화축전 극우단체 시위 소동
극우단체들의 시대에 맞는 논리와 행동규범을 만들어야
 
전도일 기자

지난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등에서 시위를 벌여 북한측과 충돌을 빚었던 ‘인터넷독립신문’과 ‘민주참여연대네티즌’ 대표 2명은 25일 낮 12시께 민족평화축전이 열리는 제주종합경기장 수영장옆 공터에서 "김정일에 굴복한 노무현은 각성하라"는 내용의 종이 현수막을 펼치려 했으며, 보조 경기장울타리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려 했으나 경찰에 저지당했다고 한다.

또한 렌터카에 탑승, 차 안에서 소형 피켓을 펼쳐들고 인공기 소각을 시도하려 했고, 김모 전도사 등 모 교회단체 회원 10여명이 제주 시내를 다니며 북한 비방방송을 하고 경기장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극우 보수단체 대표들은 지난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북한 기자들과 충돌을 빚어 북한 응원단의 철수시비 등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제12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한국내 보수단체들의 해체를 요구하고 이번 제주 평화축전에 이를 빌미로 응원단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들 단체가 대구 U대회를 비롯해 이번 제주 평화축전에서도 주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이를 보는 제주시민이나 국민들은 모처럼의 대회에 재를 뿌리려 한다는 시각을 갖게 한다면 그들이 순수하다 해도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론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당당하지 못하고 북측의 순수하지 못한 의도나 행동이 못 마땅한 점이 있다고 하겠으나 어차피 치러지는 대회요 축전인 데 몇 명이 시도한다고 해서 대회를 무산시킬 수도 주장을 관철하기도 벅찬 현실이고 보면 훼방꾼의 역할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하겠다.

어찌 되었든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라는 물꼬는 트여 이런 유사한 대회가 자주 열리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이런 기회를 이용해 극우의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들의 운동방향도 이제는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보수단체들의 집회에는 그 특유의 경직성과 일관성 및 주입식이 행사장에서 통용돼 여론의 형성이나 확산에 한계를 노출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시대상황에 맞는 논리를 개발,정립해 운동방향이나 설득, 행동의 준거를 마련해야 함에도 단편적이고 천편일률적이며 저돌적인 방법만 구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진보단체의 대응논리와 집회, 시위에서의 흡인력과 다양한 기획으로 동참의 기회를 부여하고 논리를 확산시키는 기법 등은 좋은 비교가 아닐까 한다.

변해가는 남북간의 교류에서 운신의 폭이 점점 좁아져 가는 상황이 안스럽기 하지만 시대에 맞는 대응 논리와 방법의 모색이 극우단체들이 가져야 할 당위성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기사입력: 2003/10/2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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